[데스크 칼럼] 둘로 갈라진 달라스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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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스 한국학교 분열이 가져온 피해는 오롯이 한인 2세들의 몫이다. 달라스 한국학교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 싸움을 멈춰야 한다. 이사진-교장단 양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그 어떤 이유와 명분도 ‘우리 아이들’보다 중요하진 않다.



어느날 두 여인이 왕을 찾아왔다.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주장하는 두 여인. 왕은 살아있는 아이를 반으로 갈라 두 여인에게 각각 반쪽씩 나눠주라는 잔인한 판결을 내린다.
판결에 대한 두 여인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한 여인은 “저 여인이 데려가도 좋으니 아기의 목숨만큼은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다른 여인은 “판결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여인의 행동에서 진실을 간파한 왕은 아이의 생명을 지키고자 애원했던 친모에게 아기를 돌려주었다.

성경에 기록된 솔로몬의 재판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한번쯤 들어본 유명한 이야기다.
둘로 갈라진 달라스 한국학교를 보며 솔로몬의 재판을 떠올린다.

김택완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달라스 한국학교와 교장단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립한 새달라스한국학교는 자신들이 ‘진짜 엄마’임을 주장한다. 양측 모두 ‘달라스 한국학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2세 한글교육’을 위한 충심이었다고 항변한다.

교장단은 김택완 이사장의 독단적 운영과 가족·지인 중심의 이사진 구성에 깊은 불신을 제기한다. 40년 역사의 달라스 한국학교를 등진 건 이사진 횡포에 맞선 고육지책이었다며 아픈 마음을 토로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공익광고]

김택완 이사장 측은 분열사태의 원인으로 교장단과의 마찰을 꼽는다. 달라스 한국학교 역사가 40년이나 흘렀지만 연방정부 미등록으로 학생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혜택을 받지 못하는 폐해를 시정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이 싹텄다며 안타까워한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점화된 이사진-교장단과의 마찰은 결국 6개 캠퍼스 교장단 전원이 40년 역사를 이어온 달라스 한국학교를 박차고 나오면서 가시화됐다.

6개 캠퍼스 중 2개 캠퍼스는 소속교회 한글학교로 귀속됐고, 1개 캠퍼스는 한글학교 운영을 잠정 중단했으며, 나머지 3개 캠퍼스는 ‘새달라스한국학교’라는 이름으로 2020 가을학기를 준비중이다.

김택완 이사장을 위시한 기존 달라스 한국학교 또한 캠퍼스 교장단을 새롭게 구성하며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분열’과 ‘반목’은 달라스 한인 이민역사에서 그리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과거 달라스 한인회도 둘로 갈라졌던 역사가 있고, 세탁협회·도넛협회 등 많은 직능단체들이 한 때 아픈 시기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달라스 한국학교의 분열은 여타 한인 직능단체의 그것과 다른 문제다. 한인단체 분열은 개인간 갈등 혹은 집단 알력다툼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지만, 달라스 한국학교의 분열은 한인사회 미래 자산인 한인 2세 교육을 볼모로 잡는다.

한국학교는 한인 2세들의 뿌리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의 산실이다. 대한민국 미래 국력의 잠재적 자산이기에 한국 정부의 적지 않은 재정지원이 이뤄지는 기관이기도 하다.

분열의 주체인 양측은 서로가 ‘피해자’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틀렸다. 달라스 한국학교 분열이 가져온 피해는 오롯이 한인 2세들의 몫이다.

지급 보류된 재외동포재단 지원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2020-2021년 회계연도 달라스 한국학교 예산으로 편성된 7만달러 상당의 지원금은 현재 집행이 보류된 채 주 휴스턴 교육원에 묶여있는 상태다. 재외동포재단은 분규단체에 정부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학교 등록을 거부하는 학부모도 생겨났다. “양쪽 어느 곳에도 내 자녀를 보내지 않겠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결단은 이사진-교장단의 싸움에서 철저하게 내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항변’이다. 한국학교 분열이 가져온 최악의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라스 한국학교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 싸움을 멈춰야 한다. 이사진-교장단 양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그 어떤 이유와 명분도 ‘우리 아이들’보다 중요하진 않다.

한국학교를 위한 충심에서 빚어진 마찰이라면, 진심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다면, 40년 달라스 한국학교의 역사와 위상을 아낀다면, “저 여인이 데려가도 좋으니 아이의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친모의 절규를 보여줘야 한다.

달라스 한인사회 또한 더이상 침묵해선 안된다. “아이만큼은 살려달라”며 한 목소리로 달라스 한국학교 정상화를 외쳐야 한다. 침묵은, 분열을 용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윤주 발행인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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