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주 칼럼] 재외선거 투표율의 숨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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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 및 전자투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촉구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말한다. 그러나 선거가 언제나 ‘민주주의의 꽃’이었던 건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참정권은 정치적 지배층에 대항한 힘겨운 투쟁의 역사였다.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박탈당한 투표권은 피로 물든 오랜 투쟁을 거쳐서야 쟁취할 수 있었다.

선거권은 ‘피로 물든 민주주의의 꽃’이다. 인간으로서, 민주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피 흘린 투쟁의 소산이다.

지금 대한민국 재외국민들은 참정권 투쟁의 한 가운데에 서있다. 허울뿐인 선거법에 갇혀 박탈당한 투표 권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2020년 4월. 미 전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던 시기,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속수무책으로 선거권을 빼앗겼다.

바이러스 공습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선거 강행보다 재외국민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국민의 기본권을 빼앗기면서도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허나 다시는 전염병 따위에 선거권을 빼앗길 수 없다.

재외국민에게 ‘국적’은 뿌리이고 정신이다. 강산이 서너 번 바뀐 긴 세월 동안 내 조국이 아닌 타국에 살면서도 국적을 포기하지 않은 재외국민에게 ‘투표 참여’는 대한민국 사람임을 확인하는 순간이며, 단순한 주권행사의 의미를 넘어 애국심이고 자부심이며 열망이고 감동이다.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은 전염병이 퍼졌다고 해서 쉽게 내어주거나 왕복 20시간을 달려야 투표할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이라해서 쉽게 포기할 가벼운 무게가 아니란 의미다.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참여한 재외국민은 총22만 1,981명이다. 116개국 204개의 투표소에서 이뤄낸 75.3%의 투표율은 재외투표 역대 최다 참여의 기록을 세웠다. 열악한 선거제도 하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숨은 진실을 푸는 열쇠는 숫자다. 18대 대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추정한 재외 유권자 수는197만명. 이 중 29만 4,633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고, 그 가운데 22만 1,98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역대 최다’라는 의미를 부여한 75.3%의 투표율은 유권자 등록을 마친 29만 4,633명을 기준으로 한다. 허나 전체 재외 유권자 197만 여명을 기준으로 투표율을 계산하면 선거 참여율은 11.2%에 불과하다.

7.1%를 기록했던 18대 대통령 선거보다 훨씬 높아진 참여율이지만, 샴페인을 터트린 73.5%에 비하면 형편없이 초라한 성적이다.

등록 유권자 대비 73.5%의 투표율이 지닌 의미는 크다. 그러나 전체 유권자 대비 11.2%의 투표율에 담긴 의미의 무게는 무겁고 아프다.

숫자에 교묘히 가려진 거품을 거둬내고 냉정하게 살피면 제19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재외선거 투표율은 11.2%다. 197만명 중에 22만 여 명만 투표했을 뿐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높은 투표율’ ‘역대 최다’만을 강조한다면, 왜 그렇게 많은 재외국민들이 투표여건에 볼멘 소리를 하는지, 유권자가 197만 명이나 되는데 왜 22만 명밖에 투표를 하지 않았는지, 90% 가량의 재외국민이 어째서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제대로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

재외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한국의 정치권과 언론은 ‘초라한 실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며, 저조한 투표율의 원인으로 ‘차가운 관심’을 도마 위에 올렸다.

하지만 투표율을 논하기 앞서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과 제도를 만드는 게 먼저다.

생업마저 포기한 채 왕복 10시간 이상 운전하고, 비행기로 이동해 투표장을 찾는 풍경이 전세계 투표소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예삿일이지만, 결코 예사로 여겨서는 안될 일이다.

재외 한인들의 투표 열정은 언제나 뜨거웠다. 그러나 투표장을 향한 걸음은 너무나 힘겨웠다. 투표장을 향한 재외국민들의 눈물겨운 여정은 그만큼 재외선거제도가 미흡하고 운영상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반증한다.

우편투표제와 전자(인터넷) 투표제 도입은 한국땅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투표권을 박탈당한 재외국민들에게 참정권을 돌려주는 유일한 길이다.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재외국민선거가 2022년 2월 23일부터 2월 28일까지 6일간 시행된다.

230만 재외 유권자의 투표권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기본권이다. 18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90%의 재외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할 수 길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편투표제와 전자(인터넷) 투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

 

최윤주 발행인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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