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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주 칼럼] 총구의 끝, 한인사회 겨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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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필요한 게 한인사회 결속이다. 현상금을 올려 범인 검거에 추진력을 더해야 한다. 한인 업소를 범죄 대상으로 삼을 경우 한인사회 전체가 ‘내 일 같이’ 하나된 힘으로 대응한다는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

 

고요한 평일 오후, 즐거운 TV 소리 사이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졌을 공간에 검은 그림자가 닥쳤다. 갑자기 열린 문, 검게 들이닥친 그림자, 알아들을 수 없는 고함, 그리고 울려 퍼진 귀를 찢는 총성. 1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순간에 평화는 재앙이 되어 무너졌다.

2022년 5월 11일(수) 오후 2시경 달라스 한인타운 심장인 로얄레인 중심부에서 벌어진 ‘헤어월드’ 총격사건은 상상조차 끔찍한 재앙이다.

범인이 사용한 총은 주머니에 숨길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총기 종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공개된 사진만 봐도 ‘권총’이 아니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경찰은 ‘대형 라이플’과 같은 무기의 일종이라고 밝혔다.

범인의 타겟은 명확해 보인다.

사건이 벌어진 상가 전면에는 5개의 업소가 있다. 미용실은 왼쪽 끝에 위치한다. 범인은 상가 끝 미용실 문을 열고 입구에서 총을 쏜 후 곧바로 달아났다.

범인의 인상착의는 이번 사건이 우발적 행동이 아님을 증명한다.

상하의는 물론 머리까지 모두 검은 색으로 감쌌다. 누가 봐도 무기인 장총을 들고 주차장을 가로 질러 헤어월드로 직진했다. 총을 쏜 후에는 다른 움직임없이 다시 주차장을 가로 질러 차를 타고 도주했다.

이유가 있든 없든, 목적 유무에 상관없이, 한인타운 한복판에 위치한 헤어월드를 타겟으로 삼은 것만은 분명하다.

다행히 총알은 모두 비켜갔다. 현장에 있던 3명의 한인여성이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손이나 발에 맞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불행 중 맞이한 다행이다.

사건을 접하며 끔찍한 상상이 이어진다. 헤어월드에서 몇 발걸음만 옮기면 달라스 한인타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왕래하는 식품점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상에 생각이 미치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미국에서 총기사건은 그야말로 일상 다반사다. 해마다 3만명이 총 때문에 죽고, 30만건의 총기 관련 사건이 일어난다. 총기사건이 너무 자주 일어나서 큰 사건이 아님 담에야 신문에 가십거리 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달라스 한인사회에서 총기 사고는 언론에서나 접하는 ‘남의 일’이었다. 금품을 노린 권총 강도를 겪은 한인 사업주들의 사례는 간혹 있어 왔지만,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대낮 총격사건은 달라스 포트워스 한인사회 역사상 유례없는 전대미문의 일이다.

달라스 경찰국은 FBI와 공조를 이루며 범인 검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했지만,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인상착의 자료로는 범인색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 필요한 게 한인사회 결속이다. 현상금을 올려 범인 검거에 추진력을 더해야 한다. 한인 업소를 범죄 대상으로 삼을 경우 한인사회 전체가 ‘내 일 같이’ 하나된 힘으로 대응한다는 본보기를 만들어야 한다.

“총기 소지는 헌법으로 보장되는 미국인 개인의 고유권한이다. 연방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주정부와 지방정부도 이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 2010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내린 판결문이다. 미국인의 총기 소유는 헌법이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 주정부도 지방정부도 개인의 총기소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국가와 법의 완벽한 보호 아래 미국의 총기 비극은 멈출 기미가 없다. 개인의 총기휴대를 법제화 한 수정헌법 2조가 비준된 후 200년을 훌쩍 넘는 긴 시간동안 총기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늘도 평균 95명이 총기관련 사고로 죽고 그 중 24명이 총격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달라스 한인들은 오금 저리는 총구의 끝이 우리를 향해 있는 오늘을 경험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절체 절명의 순간이다.

 

 

[KoreaTimes Texas]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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