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뉴욕가족상담소 성지연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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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시간은 넘을 수 없는 벽이 된다. 특히 깜깜한 밤이나 새벽,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보호’가 아닌 ‘폭력’의 공간일 때, 암흑의 시간은 고통받는 여성의 목숨과 맞바꾸는 안타까운 현실이 되기도 한다.

뉴욕가족상담소는 24시간 한국어 핫라인으로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굴레 앞에서 좌절하고 파괴되어가는 여성들의 탈출구가 되고 있고 있다.
멀리 뉴욕에 위치한 이 상담소에 달라스 포트워스 한인들의 전화벨이 울리는 것도 ‘시간’과 ‘언어’의 제약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겠지만, 완벽한 한국어로 24시간 도움을 주는 뉴욕가족상담소는 폭력에 노출된 달라스 포트워스 한인 여성들의 숨은 위안이자 조언자가 된 지 오래다.

성지연 홍보담당 이사가 뉴욕가족상담소와 연을 맺기 시작한 건 1994년부터다. 올해로 24년째, 자원봉사자로 시작해 이사를 맡고 연례만찬 준비위원장과 이사장까지 역임했다.

성 이사는 가정폭력을 ‘암’에 비유한다. 나이, 종교, 재산, 명예, 학벌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폭력에 노출된 여성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그는 “폭력을 보고 배운 가정에서 폭력은 대물림된다. 가족의 문제이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문제이며, 병들어가는 한인사회 전체의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가 30년 가까운 긴 시간동안 가족폭력 및 여성인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온 것도 같은 이유다.

1989년 설립된 뉴욕가족상담소는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29년간 카운셀링과 쉼터 제공, 법률적 조언과 재활교육 등의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가정폭력 피해 한인 여성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다.

피해여성들을 위한 24시간 핫라인 상담만 하는 게 아니다.
이민사회를 좀먹는 가정폭력, 성폭력, 인신매매 피해자를 위한 상담 뿐 아니라 법적인 도움이 필요할 땐 전문 변호사와 협력하여 접근금지명령, 자녀양육권 및 양육비, 체류신분 관련 법적 서비스도 연결한다. 법정 통역 등 필요한 법률지원 또한 완벽하게 제공된다.

가정폭력으로 홀로서기가 필요한 여성들에게는 영어와 컴퓨터, 재봉 수업 등의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이민가정 환경을 만들기 위한 청소년 방과후 프로그램 ‘호돌이 학교’도 운영한다.

특히 호돌이 학교는 가정 폭력문제가 피해자 개인 문제가 아닌 만큼, 자녀 세대의 건강한 자아와 한인사회 전반의 교육적인 환경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매년 9월에서 6월까지 10개월동안 진행되는 호돌이 학교는 학업성적 향상은 물론, 중독 프로그램, 가정상담, 스포츠 활동, 음악레슨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중적인 레슨을 제공해 한인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이다.

“유교적 관습이 강한 한국 분들은 가정폭력과 성폭력의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가족을 지키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참고 살아라’ ‘기도로 극복하라’는 주변인들의 조언은 2차 폭력에 다름없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성장한 자녀들은 가정폭력의 사이클 안에 갇히게 된다.”(성지연 이사)

뉴욕가족상담소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을 넘어 청소년, 가족 전체, 한인사회로 확장되는 긍정적 파급력은 가정이 무너져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한인 가정과 지역사회를 살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DFW 한인 인구 13만명 시대, 그러나 가정폭력에 웅크린 한인 여성에게 손 내미는 이 하나 없다. 뉴욕 가족상담소의 전화벨 소리가 마냥 부러운 이유다.

뉴욕가정상담소 24시간 핫라인 Tel. 718-460-3800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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