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규와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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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분열은 무모한 욕심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누군가의 욕심이, 또 다른 누군가의 욕심과 만나, 더 큰 욕심이 되고,

결국 다른 욕심 혹은 특정인의 욕심을 거부하는 세력과 부딪치며 다툼이 된다.


욕심을 경계한 명언은 많다. 성경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는다”고 했고, “욕심은 수많은 고통을 부르는 나팔”이라는 글귀가 팔만대장경에 새겨져 있으며, 탈무드는 “승자의 주머니 속에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에는 욕심이 있다”고 적었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다를 바 없다. 욕심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채워도 다 채워지지 않는 게 욕심이다. 욕심으로 채운 삶은 만족을 모른다.

간혹 개인의 욕심이 사회의 안정을 해치기도 한다. 절제되지 않은 욕심은 결국 분란이 되고 다툼이 된다.

분규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미주한인상공인연합회(상의총연)와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가 대표적인 사례다.

상의총연과 미주총연, 두 단체 모두 분규의 핵심에 ‘회장 연임’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이미 두 갈래로 갈라진 상의총연은 강영기 회장의 연임을 놓고 ‘무리한 정관개정’ ‘무분별한 회원제명’ 등 날카로운 마찰음이 난무하는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고, 박균희 회장의 연임을 코 앞에 둔 미주총연 또한 ‘금품선거’ ‘선거인 명단 조작’ ‘선관위 회유’ 등 퇴물과 다름없는 적폐로 낯 뜨거운 분규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한인단체 분규는 한 가운데서 보면 이리 얽히고 저리 설킨 복잡미묘한 문제같지만 한 발만 뒤로 물러나 살펴보면 문제의 핵심이 보인다. 바로 욕심이다.

한인사회 분열은 무모한 욕심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누군가의 욕심이, 또 다른 누군가의 욕심과 만나, 더 큰 욕심이 되고, 결국 다른 욕심 혹은 특정인의 욕심을 거부하는 세력과 부딪치며 다툼이 된다.

이전투구를 벌이는 단체간 분규에서 배려나 양보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또한 개인의 과욕 위에 여러 사람의 욕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봉사직’이라는 미명 하에 과도한 욕심이 폭죽처럼 터진다. 요란한 폭죽소리와 질퍽이는 진흙땅 싸움에 단체의 주인인 한인들도, 분규단체가 손벌리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정부도, 눈과 귀를 닫은 지 오래다.

왜 욕심은 화를 부를까. 모든 욕심은 불필요한 것일까. 아니, 욕심없는 삶이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

사실 삶에 욕심이 없다면 도전도, 성취도 없다. 욕심이 없다면 긴장도 없고 설렘도 없다. 욕심은 삶에 활력을 준다. 남보다 빨리 뛰기 위해 강도높은 훈련을 하는 것도 욕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성공을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도 욕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글자 하나 차이다. 버려야 할 것에 부리는 욕심은 어리석다.
‘버려야 할’ 욕심과 ‘부려야 할’ 욕심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최윤주|텍사스 한국일보 대표·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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