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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추락한 포드…비상등 켜진 글로벌 차산업

by reporter

▶ 무디스 신용강등…7년만에 굴욕
▶ “구조조정에 수익창출 능력 약화”, 중 시장 실적부진도 문제로 지적

미국의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포드의 국제신용등급이 금융위기 전후에 겪은 위기에서 벗어난 지 7년 만에 또다시 ‘정크’ 등급으로 강등되는 굴욕을 맛봤다.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로 매출이 악화하고 현금 흐름이 막혔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울리는 경고음이 한층 커지면서 가뜩이나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글로벌 제조 경기도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인 기존 ‘Baa3’에서 투자부적격(투기)인 ‘Ba1’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포드의 신용등급은 지난해 8월 ‘Baa2’에서 정크등급 바로 위 단계로 강등된 지 일 년 만에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포드에 정크등급보다 두 단계 위인 ‘BBB’등급을 매겼지만,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포드의 무디스 신용등급이 정크등급으로 강등된 것은 지난 2012년 Ba2에서 투자등급인 Baa3로 올라선 지 7년 만이다.

무디스는 등급 하향의 배경으로 포드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익과 현금창출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포드는 지난해 향후 5년간 110억달러(약 13조1,000억원)를 투입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뒤 혹독한 감원에 나선 상태다. 5월 글로벌 사무직 근로자의 10%인 7,000명을 줄인 데 이어 러시아·프랑스·영국 등지의 공장을 폐쇄하고 유럽 인력의 20%에 해당하는 1만2,000명 감원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판매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전기 및 자율주행 등 주력산업에 집중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디스는 이러한 구조조정 계획을 “현 여건에서는 상당한 도전이며 장기간에 걸쳐 큰 비용을 필요로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2020~2021년 포드의 유동성과 이익률이 취약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디스가 지목한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이다. 포드의 순이익이 1·4분기 34%에 이어 2·4분기에도 86%나 급감한 데는 중국 내 판매량이 21.7% 감소한 영향이 크다.

문제는 수익 압박에 시달리는 곳이 포드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에서의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고 자율주행·전기차 전환기를 겪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월 비 9.9% 급감해 30년래 최대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촉망받던 인도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자동차 판매가 무려 41% 급감해 가뜩이나 침체된 자동차 시장의 위기감을 한층 키웠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인 침체에 빠지면서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자동차업계 활동지수는 지난달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IHS마킷의 글로벌 자동차 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이날 FT는 전했다. 얼어붙는 자동차 경기는 전 세계 제조업 경기의 하락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FT의 분석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노운은 “2017년 말 정점을 찍은 뒤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제조경기 둔화는 절반 이상이 자동차와 기계 분야 등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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