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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또 가짜뉴스, “우리은행에 코로나 검사자 방문?”

by admin

[최윤주 기자의 팩트체크]

  • 가짜뉴스 “시온마켓 가지마세요”로 시작
  • 예방수칙 준수 모범사례가 ‘가짜뉴스’로 둔갑
  • 가짜뉴스, 한인상권에 엄청난 타격


이번엔 우리은행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시온마켓이다. “코로나 19 의심환자 방문으로 우리은행이 임시폐쇄됐다”고 적고 있지만, 결국 듣는 이에게는 “시온마켓 가지 마세요”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는 삽시간에 퍼졌다. 지난 21일(토)부터 개인 대 개인으로 스멀스멀 전해지던 내용은 삽시간에 학교, 교회, 단체, 모임 등의 단톡방으로 번져 나갔다.

기자에게 전해진 것만 7차례다. 물론 그 중엔 ‘진위를 파악해달라’는 요구도 포함돼 있다.

카톡을 중심으로 퍼진 가짜뉴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혹시 장보러 시온마켓 주변 가지마세요.
그 안에 우리은행이 오늘부터 임시 폐쇄키로 결정했대요. 목요일까지..
왜냐면 어제 은행에 들어온 한국인이 마스크 끼고 기침하길래 통화하는걸 들어보니 “유럽에서 들어오다보니 코로나 검사받았고, 장보러 나왔다”고. (다음주 목요일에 결과나온다는 내용) 이말 듣고 결정했대요. 저희 지점장님이 우리은행 지점장님이랑 컨펌하셨대요.


처음 이 글을 받은 후 단번에 든 의구심은 두 가지다.

첫째, 「유럽에서 들어오다보니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라는 대목이다.

현재 북텍사스에서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고위험군에 고열증상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코로나 19 검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태런카운티 7번째 확진환자는 1차 진료기관에서 코로나 의심 판정,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폐렴 확정을 받으며 두 번에 걸쳐 의료기관 방문을 했으나 33세라는 이유로 코로나 검사를 받지 못했을 정도다. 결국 그는 보험회사와 연계된 곳을 직접 컨택해 코로나 검사를 받은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상황이 이 정도인데, ‘유럽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대기중’이라는 이야기는 한국에서나 가능한 얘기다.
달라스에서는 꿈같은 얘기다. 현재 북텍사스 코로나 검진실정과 너무나 동떨어진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주 목요일에 결과나온다’의 부연설명 또한 신빙성이 없다.

두 번째 든 의구심은,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왜 우리은행만 임시폐쇄가 결정됐느냐는 것이다.

분명 「장보러 나왔다」고 했으니 시온마켓에서 장을 봤다는 의미인데, ‘마스크 끼고 기침하며 통화했다’는 이유로 은행이 임시 폐쇄될 정도라면 시온마켓도 대대적인 방역과 폐쇄조치가 이뤄지는게 지극히 상식적인 유추다.

그러나 시온마켓은 아무 문제없이 영업 중이다.

최근 퍼졌던 “수라식당이 실내영업으로 영업정지 당했다”는 가짜뉴스처럼 아무 근거없이 만들어지는 악의적인 내용도 존재하지만, 어떤 가짜뉴스는 어설픈 정보가 과장되어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은행 가짜뉴스는 후자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온마켓 입구에 자리한 우리은행에는 “3월 23일부터 COVID-19(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임시휴업한다”는 공지문이 걸려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24일(화) 임시휴업중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검사자 방문으로 인한 임시폐쇄’는 사실이 다르다.

시온마켓 건물관리를 총괄하는 매니저는 텍사스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중 우리은행 관계자와 직접 통화,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휴업조치를 취한 이유를 정확하게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소문에서 팩트는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이 은행에 들어와 기침을 했다”는 게 전부다.

여기에 변형된 팩트는 ‘여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고객은 “유럽여행에서 돌아왔다”가 아니라 “여행을 다녀왔다”고 얘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은행이 자체적으로 ‘임시휴업’을 결정한 건, 전적으로 예방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한인마켓과 영업장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고객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감기와 독감, 알러지 뿐 아니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심리적 요인으로 기침이 나오는 일도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이 임시휴업을 결정한 건, 손님맞이에 만전을 기하자는 의미가 강하다. 매장을 깨끗이 소독하고 나흘간 임시휴업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코로나 19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막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받아야 할 우리은행의 대처는 오히려 가짜뉴스로 왜곡되고 폄훼돼 빛바랜 의미가 되어 버렸다.

「저희 지점장님이 우리은행 지점장님이랑 컨펌하셨대요」라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처음 글을 쓴 원글이 DFW 은행 중 어딘가에 근무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이 문장 또한 거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가짜뉴스는 어설픈 정보에 거짓이 더해져, 어려운 시기에 올바른 행동수칙을 취한 모범사례가 피해자가 되어 버린 사례다.

잇단 ‘외출금지령’에 한인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가짜 뉴스는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실제로 2월 말 “H마트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가짜 뉴스가 빠르게 퍼져나갔을 때, H마트 뿐 아니라 캐롤튼 한인상권 전체가 영향을 받기도 했다.
캐롤튼 한인상권에서 식당업을 하는 업소 사장은 “당시 소문이 돌면서 갑자기 손님이 떨어지면서 3-4일동안 7천달러 가량 매상이 떨어지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가짜뉴스에 대한 한인들의 경각심을 신신당부했다.

가짜뉴스는 범죄다.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은 범죄자고, 이를 퍼나른 사람은 공모자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말을 만들어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본인이 원글이 될 수도 있다.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하고, 올바른 정보만 공유해야 할 때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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