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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총연 사칭단체”라더니…대통합 위해 출마?

by admin

[집중분석] 미주총연 분열사태-2

  • 정명훈 회장, 스스로 ‘미주총연 사칭단체’ 규정한 조직에 회장 출마
  • 중남부연합회, 회장 잃고 비상상황…또다른 중남부연합회는 ‘정명훈 영구 제명’
  • 9월 24일 취임식 진행… ‘미주총연’ 대표성 놓고 법적공방 벌어지나?

정명훈 전 중남부연합회장이 지난 8월 20일 LA 가든스위트 호텔에서 진행된 미주총연 ‘제29대 총회장 입후보자 접수’에 단독후보로 등록했다.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정순)는 당선증을 발부하고 역사상 두번째 여자 회장이라고 공지했다.

문자상으로만 보자면 하자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선거공지를 보면 미묘한 단어 하나를 찾을 수 있다. ‘정통’이란 단어다. 정명훈 전 회장은 ‘정통 미주총연 29대 총회장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정통’을 주장하는 단체가 있다면,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비정통’이 있다는 의미다. 음식점들이 즐비한 식당가에 ‘정통’ ‘원조’가 판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정명훈 전 중남부연합회장을 신임회장으로 선임한 미주총연은 자칭 ‘정통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이하 정통 총연)’다. 양팔 저울로 비교할 경우, 한 쪽 저울에 ‘정통 총연’이 있다면 다른 쪽 저울 위에는 ‘통합 총연’이 있다. 이들 모두 자신들이 원조 ‘미주총연’이라고 주장한다.


‘미주총연 사칭단체’라더니, 2년 후 회장 출마?


정명훈 회장의 ‘정통 총연’ 당선은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의 분열을 야기시켰을 뿐 아니라 중남부 연합회 분열을 수면 위에 드러내며 지역사회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미주총연(당시 회장 박균희)’과 ‘미한협(당시 회장 남문기)’으로 각각 분리돼 활동했던 2020년, 분열의 파장은 제18대 중남부연합회 회장 선거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당시 ‘미주총연’ 소속 중남부 회원들은 제18대 중남부연합회 회장으로 김진이(샌안토니오) 씨를 선출, 2020년 5월 30일 취임식을 거행했다. 김진이 회장 취임식에는 제28대 미주총연 박균희 회장이 직접 참석해 당선 인준서를 전달했다.

정명훈 회장의 중남부연합회 계보는 ‘미한협’에서 이어진다. 2020년 3월 14일 어스틴 한인문화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명훈 회장은 김진이 회장체제의 ‘미주총연’ 중남부연합회를 두고 “그 모임에서의 회장 선출은 명분이 없다”며 정통성을 주장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정명훈 회장은 제18대 중남부연합회 취임 직후 박균희 총회장 체제의 제28대 미주총연을 “미주총연을 사칭하는 단체”라고 지칭하며 본인은 “그 단체와 연관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박균희 회장 측도 정명훈 회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제18대 중남부 연합회가 정명훈-김진이 체제로 분열돼 각기 다른 회장을 선출했을 당시, 제28대 미주총연 총회장인 박균희 회장이 중남부 연합회장으로 인정한 사람은 김진이 회장이다. 같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듯, 제28대 미주총연 입장에서 볼 때 정명훈 회장은 중남부지역 연합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20일 ‘정통 총연’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이정순)는 “후보 서류 접수 결과 미주 한인회 중남부 연합회 회장이 단독 입후보했고, 그의 서류에 이상이 없고 공탁금 5만달러도 냈기 때문에 무투표 당선될 예정으로 총회 인준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통 총연’ 선관위는 정명훈 회장이 제18, 19대 중남부 연합회장직을 수행했고, 2015년 미주총연에 가입해 입후보자 자격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정명훈 회장은 중남부 연합회장 취임 직후 박균희 회장을 중심으로 한 미주총연(현 ‘정통 총연’)을 ‘미주총연 사칭단체”라며 그 단체와의 연관성을 부정했고, 박균희 회장 또한 김진이 회장을 중남부 연합회장으로 인준하며 정명훈 체제의 중남부연합회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박균희 회장 체제의 정통 총연은 ‘서류에 문제가 없다’며 정명훈 회장을 제28대 박균희 회장을 잇는 제29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쉽게 예를 들자면, 박씨 집안 문중 대표를 뽑으면서 남씨 집안 사람을 세워놓고 ‘서류에 문제가 없다’고 우기는 모양새다.


통합 촉구하던 정명훈 회장, 통합 총연 향해 “야합


이 와중에 2년 전 박균희 미주총연 회장이 인정했던 샌안토니오 김진이 회장체제의 중남부연합회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중남부연합회’라는 이름을 쓴 공식문서를 통해 정명훈 회장의 ‘영구제명’을 8월 31일 발표했다.

박균희 회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중남부연합회가 박균희 회장의 뒤를 잇는 ‘다른’ 중남부 연합회장’을 영구 제명하는 웃지 못할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명훈 회장 스스로 “통합 총연은 ‘불법조직’, 박균희 회장측은 ‘정통’”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미주총연 분열을 그대로 계승해 중남부연합회 갈등을 온 몸으로 겪은 정명훈 회장은 중남부연합회장 취임 이후 미주지역 광역연합회장들과 함께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대통합’을 촉구해왔다.

2021년 4월 23일 정명훈 회장을 비롯해 미주 5개지역 광역연합회 회장들은 “미주한인회총연합회가 ‘미주지역 분규’라는 수치스런 불명예를 씻고 ‘대통합’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이 때 입장문은 “분규로 인해 광역 연합회마다 미주총연과 미한협을 지지하는 회원들이 각각 공존하며, 수년간 각 지역 한인회 연합회 내부적 단합과 건강한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특정지역은 연합회 분규까지 초래하고 있다”며 총연합회 조직 분규가 일부 지역 연합회 내부 분열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중남부연합회 내분과 갈등도 여기에 해당했다.

당시 정명훈 회장을 비롯한 5개 지역 광역연합회장은 “미주총연과 미한협이 통합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아래의 5개 광역 연합회장들은 2개 단체가 합의하여 평화적으로 미주총연 대통합을 이루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요구대로 2022년, 2개의 미주총연과 미한협은 ‘대통합’이라는 전제 하에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냈다. 통합과정에서 ‘나눠먹기식 통합’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다수 미주총연 회원들은 화합을 위해 이겨내야 할 과제로 여기며 각고의 인내로 견뎌냈다.

통합총연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무참히 깨뜨린 게 ‘정통총연’의 등장이다. ‘선거’는 또다시 분열의 무기가 되었고, 미주총연의 고질적인 분규 속에 달라스와 포트워스, 텍사스와 중남부라는 이름이 거세게 오르내리고 있다.


정명훈 회장, 9월 24일 취임식…’법적공방’ 가능성도 제기


미주총연 분열의 여파는 고스란히 중남부 연합회로 옮겨왔다. 정명훈 회장은 지난 8월 23일 중남부연합회에 사임의사를 밝혔다. 3월 12일 제19대 중남부 연합회장 취임식을 가진 후 불과 5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회장 취임 5개월만에 졸지에 회장을 잃은 중남부 연합회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진 상태다.

한편 정명훈 회장은 사임서에서 “야합으로 추락된 미주총연의 대통합을 위해 회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앞뒤 문장 자체가 불균형이다. ‘야합으로 추락된 미주총연의 명예회복’이라면 모를까, ‘야합으로 추락된 미주총연의 대통합’이라는 표현은 ‘분열’ 흔적을 지우기 위해 ‘통합’이란 단어를 사용한 우격다짐에 가깝다.  ‘대통합’이라는 단어가 단단히 잘못 쓰인 예다.

무게있는 잣대로 평가했을 때 분규 10년만에 이룬 미주총연 통합과정 속에 ‘야합’ 요소가 있다면, 같은 잣대로 봤을 때 ‘정통 총연’ 선거과정은 ‘대통합’이 아닌 ‘분란’이고, 수년간 통합을 촉구했던 정명훈 회장의 이번 출마는 ‘용기’가 아닌  ‘변절’이다.

미주총연의 고질적인 분란이 텍사스 한인사회 분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명훈 전 중남부연합회장은 오는 9월 24일 달라스 르네상스 호텔(구 옴니호텔)에서 제29대 정통 미주총연 신임 총회장 취임식을 갖는다.

두 단체 모두 ‘미주한인회총연합회’ 로고와 이름을 사용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정명훈 회장 취임 이후 미주총연의 정통성과 대표성을 장악하기 위한 법적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주총연 분열의 불씨가 어느 정도의 화력으로 동포사회에 번질 지 텍사스 한인 사회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스크칼럼] 최윤주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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