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ditor's Picks [최윤주 칼럼] 미주총연의 오만…한인 대표? 누구 맘대로?

[최윤주 칼럼] 미주총연의 오만…한인 대표? 누구 맘대로?

by admin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지난 10년간 미주총연은 늘 다툼의 연장이었다. 오히려 올해 초 들려온 ‘통합’이라는 단어가 훨씬 생소했다.

미주총연 분란을 수식하는 단어는 온통 잿빛이다. 선거부정은 예사다. 정회원 명단 원천 봉쇄, 선관위 금품수수, 후보자 자격박탈, 선관위 협박 등 선거와 관련한 온갖 추악한 단어들이 난무한다. 급기야 2019년 5월 달라스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폭력사태’까지 발생했다. 불법, 부정, 금품에 이은 폭력이라니, 화룡정점이 따로 없다.

미주총연은 나라 안팎으로 유명한 단체다. 그들 말대로 자신들이 미주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단체이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내 180개 한인회의 대표격이라는 수식어도 언감생심이다.

미주총연의 대표적 수식어는 분란과 갈등이다. 총회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법정 소송이 이어져왔고, 지금도 걸핏하면 나오는 단어가 ‘소송’이다. 다툼과 분열은 미주총연의 민낯이다.

하도 시끄럽다보니 대한민국 정부가 박은 ‘주홍글씨’는 지워질 날이 없었다. 미국 내 전현직 한인회장 출신들의 전국모임을 자처하는데, 10년이 넘도록 한국 정부는 그들을 공인단체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외동포재단으로부터 지원금도 못 받고, 세계한인회장대회도 초대받지 못하는 ‘문제단체’였다.

여기서 겨우 벗어난 게 올해다. 2개도 모자라 3개로 갈라졌던 미주총연이 가까스로 하나가 됐다. ‘나눠먹기식 통합’이라는 낯 뜨거운 비난을 감수하면서 이룬 통합이었다. 급기야 지난 7월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분규단체 해제’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와 ‘말썽많은 단체’의 오명을 벗어 던졌다.

싸움판에서 평화는 잠깐의 휴식이었던 걸까. ‘분규단체’ 해제를 1달도 못 넘기고 미주총연이 또다시 둘로 갈라졌다.

이번엔 분열의 중심에 전직 포트워스 한인회장이자 중남부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던 정명훈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대체 미주총연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마치 세포분열을 하듯 지속적으로 패를 갈라 싸우는지, 누구도 궁금하지 않았던 ‘그것’이 알고 싶어졌다.

미주총연의 정관을 살펴봤다.

“본 회는 비영리단체 법인으로서 미주 전역에 현존하는 한인회로 구성하며, 지역 한인회를 관장하고 전체 미주한인을 대표한다. (composed of local Korean Associations in USA, representing all Koreans in this country)”

미주총연 회칙 제1장 제3조다. 충격에 가까운 조항이 아닐 수 없다. 곱씹고 또 곱씹어 읽어도 충격이 가시기는 커녕 분노가 일어난다.

누가 그들에게 지역 한인회를 관장할 권한을 주었으며, 전체 미주 한인을 대표할 수 있는 자격을 허락했단 말인가.

지난 수년간 미주총연 회장 자리를 놓고 벌인 다툼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대목이다. 2018년에도, 2022년에도 통합만 됐다 하면 채 1년이 되기도 전에 또 찢어지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정관만 놓고 볼 때 미주총연 회장은 270만 미주 한인들을 대표하는 수장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미주 한인들의 대통령’에 진배없다.

언어가 전해주는 무게감을 알기에 “전체 미주 한인을 대표한다”는 말을 아무 거리낌없이 명문화 해 놓을 수 있는 미주총연의 오만이 무섭게 느껴질 지경이다.

제28대 박균희 회장의 재임이 인준된 2019년 5월 달라스 총회가 불현듯 떠오른다.

현직 한인회장은 1명도 찾아볼 수 없고, 얼핏 봐도 60-70대 노인들이 대부분이며, 기자에게 ‘아가씨, 여기 앉어’라는 막말을 서슴치 않는 구시대적인 발상과 무례함이 팽배했던 총회는 결국 ‘폭력사태’까지 낳으며 미주 한인들의 이름을 더럽혔다.

더 이상 미주총연에 의해 미주 지역 한인회의 품격이 추락하도록 좌시해선 안된다. 그들이 미주 한인들의 위상을 훼손하게 두어서도 안된다.

미주 한인사회는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이중국적 연령 인하 △동포청 설립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 △미주 한인들의 주류사회 진출 △차세대 미주 정치인 육성 등 굵직한 과제와 마주하고 있다. 직면한 현안들은 자리 다툼에 혈안이 된 그들에게 맡길 사안이 아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 전에 찼던 ‘한인회장 완장’을 종신직으로 만드는 미주총연은 구태이고 적폐다.

미주총연은 미주한인사회를 대표할 자격도 권한도 없다. 예전에도, 지금도, 미주 한인들은 미주총연을 대표기구로 인정한 적이 없다. 물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제발 본인들의 완장 놀이에 ‘미주 한인’이라는 이름을 끼워넣지 말길 바란다.

빠르게 성장하는 미주한인사회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견인할 기구가 필요하다. 현직 한인회장으로 이뤄진 연합체만이 구태를 무력화 시킬 대안이다. 미국내 180여 현직 한인회장들의 분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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