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인종과 민족이 어우러진 미국에서 한인 환자가 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기증자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인 기증 등록자가 많아야 한인 환자들이 살 수 있다.
꾸준히 미주 한인들의 조혈모 세포 기증 등록 운동을 벌여야 하는 이유다.
코리아 타임즈 미디어(Korea Times Media. 이하 코타 미디어)가 ‘코타 연간 캠페인’으로 조혈모 세포 기증운동을 시작한다.
조혈모(造血母) 세포는 한자어 그대로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혈액 속 세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자다.
조혈모는 골수 속에 약 1% 가량 존재한다. 조혈모 세포 기증을 흔히 ‘골수 기증’이라 부르는 이유다.
예전에는 전신마취를 하고 등쪽 뼈에 큰 바늘을 꽂아 골수를 채취했다. ‘골수 이식은 고통이 따른다’는 막연한 공포가 팽배해 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채취 방법이 헌혈과 다를 바 없다. 팔 혈관에 바늘만 꽂으면 끝난다. 심지어 혈액에서 조혈모 세포만 채취한 후 혈액의 유용한 다른 성분은 다시 넣어준다. 몸에서 빼낸 조혈모 세포는 2-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원상회복한다.
기증자에게 어려울 게 없는 간단한 과정이다. 과정이 너무 쉽다고, 그 행위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조혈모 세포가 간절한 사람들이 있다. 혈액암 투병 환자들이다. 백혈병, 선천성 면역 결핍, 재생불량성 빈혈, 악성 림프종 등 정상적으로 혈액을 만들지 못하는 이들에게 조혈모 세포는 ‘생명줄’이다.
건강한 사람의 조혈모 세포만 이식하면 완치될 수 있지만, 이식 받지 못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누군가에겐 생사가 달린 문제다.
코타 미디어가 조혈모 세포 기증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미주 한인’을 위해서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혈액암 투병을 하고 있는 한인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나누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한인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서다.
조혈모 세포를 이식받으려면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 적합성 항원(HLA)이 맞아야 한다. 쉽게 말해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환자가 기증자의 유전자형이 일치할 가능성은 부모와는 5% 이내, 형제자매와는 25% 이내다.
미국 골수기증재단인 ‘비더매치(Bethematch)’ 또한 “가족의 HLA가 환자와 일치할 확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힌다.
비혈연 관계에서 유전자형이 일치할 가능성은 수천에서 수만분의 1이다. 한국 통계는 2만분의 1 확률이다.
미주 한인들의 조혈모 세포 기증자가 많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같은 민족이 함께 사는 한국 조차 2만분의 1 확률이니, 여러 인종과 민족이 어우러진 미국에서 한인 환자가 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기증자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조혈모 세모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기증자를 찾는 일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고통의 시간이다.
무엇보다 소아 백혈병 환자들의 경우 기증자를 찾는 기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 조직 적합성 항원이 반만 일치해도 이식하는 반일치 이식 수술을 하기도 한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3분에 1명씩 혈액암 환자가 발생한다. 1시간에 6명의 혈액암 환자가 생명을 잃는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치료 방법은 조혈모 세포 이식 수술뿐이다.
한인 기증 등록자가 많아야 한인 환자들이 살 수 있다. 지속적인 조혈모 세포 한인 등록자 운동이 필요한 이유다.
코타 미디어는 다음주부터 조혈모 세포 기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기증자 등록 방법, 기증 자격, 미주 한인 조혈모 세포 성공 사례 등을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골수 이식을 간절히 기다리는 한인 환자들과 가족들, 잠재적 환자가 될 수 있는 미주 한인들을 위한 ‘조혈모 세포 기증’ 캠페인 운동에 뜻을 함께 할 한인 단체 및 기관, 업체는 코리아타임즈 미디어 info@koreatimesmedia로 연락해 동참할 수 있다.
최윤주 발행인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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