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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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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주 편집국장 choi@koreatimestx.com


돌이켜보면 기껏해야 ‘전설의 고향’이었다. “내 다리 내놔”라고 외치는 외발귀신의 대사에 비명을 내지르고, 천년 묵은 구미호의 눈빛이 꿈에 나타날까 무서워 두 눈을 가렸다. 

공포는 인간 역사와 공존했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극심한 공포상황에 직면한 민담이나 신화가 넘쳐난다.  

공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현실은 물론, 꿈과 상상 속에서도 공포는 찾아온다. 
인간에게 공포와 불안만큼 자극적인 요소는 없다. 유쾌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공포’가 영화·문학·게임 등 오락물의 단골 소재인 것도 이 때문이다.

공포는 진화한다. 끔찍한 호러물이든 기괴한 괴담이든, 불안이 투사된 상상속 공포가 일상에 위해를 가하지 못했던 건 아날로그 시절의 얘기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발달을 무기로 현실세계에 침투한 공포는 더 이상 상상 속 존재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번지며 10대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삶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는 모모 챌린지(MoMo Challenge)가 대표적이다. 

최근 뉴욕과 뉴저지 일원의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통지문을 보내 모모 챌린지의 심각성을 알렸다. 

모모가 처음 등장한 건 무료통화 어플리케이션인 ‘왓츠앱(Whats App)’에서다. 움푹 패인 눈과 비정상적으로 돌출된 안구, 괴이하게 찢어진 입, 헝클어진 긴머리, 피골이 상접한 깡마른 형상. 보기만해도 흉칙한 모모의 얼굴이다.

10대들에게 모모는 ‘알 사람은 다 아는’ 공포의 존재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왓츠앱을 통해 공포의 존재와 대화하며 그가 제시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문제는 폭력성과 공포다. 비밀스럽게 수행해야 하는 모모의 미션은 시간이 흐를수록 폭력적으로 바뀐다. 미션을 중도 포기할 경우 당사자와 가족을 죽인다는 협박이 날아온다. 마지막 과제에서는 자살이나 자해를 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자살한 아르헨티나 12세 소녀의 죽음이 모모 챌린지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각성을 느낀 언론과 전문가들이 앞다투어 경고한다. “모모는 허구다. 실제가 아니다”라고.

아니다. 모모는 살아있다. 인터넷과 SNS를 무기로 괴담을 확대 재생산하고 공포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이들이 있는 한, 모모는 실존한다.

전설의 고향을 보던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물었다. “귀신이 안 무서워요?” 어른들은 대답했다. “귀신은 뭐가 무서워. 사람이 무섭지.”

무서운 건 모모가 아니다. 모모를 만든 어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없이는 못사는 디지털 시대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공포 속에 방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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