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총회, 박균희 회장 연임 확정 … “선거과정 적법했다”
LA 비상대책위, 남문기 회장 추대 … 남문기 회장, 전격 수락
지난 8년간 분규와 소송으로 점철돼 온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가 또다시 분열됐다.
박균희 회장측은 18일(토) 달라스 옴니호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반대 2명을 제외한 참석자 전원의 인준으로 박균희 회장의 당선을 선언했고, 선거의 불법성을 주장한 비상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LA 가든스윗 호텔에서 남문기 전 회장을 신임회장에 추대했다.
이로써 미주총연은 통합된 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또다시 분규를 맞았다.
18일 달라스에서 열린 임시총회는 115명의 성원으로 개회됐다.
이날 총회에서 유진철 선거관리위원장은 남문기 후보 자격취소의 결정적인 원인은 ‘남 후보측이 등록서류를 마감시한내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유진철 선관위원장은 선거 결과보고에서 남문기 후보의 자격취소과정을 설명하며 “남문기 후보가 제출한 60명의 정회원 중 29명이 미자격자였다. 미비한 추천인 명단을 채워 4월 3일(수) 정오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남문기 후보진영은 1시간 15분을 넘긴 후에야 서류를 제출했다”면서 후보자격을 갖추지 못한 절대적인 이유가 ‘등록마감시간’에 있다고 밝혔다.
유진철 선관위원장은 남문기 후보의 자격취소는 “스스로 자처한 일”이라며 “이번 선거와 관련한 많은 얘기가 있지만, 마감시한 내에 등록을 완료하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후보자격이 없다. 이번 선거는 회칙에 의거한 적법한 선거였다”고 못박았다.
이날 총회에서 박균희 후보 단독출마로 최종 결정을 지은 유진철 선관위원장이 선거결과 보고 중에 회장 인준절차를 진행하려 하자 제27대 킬린한인회 이강일 회장과 제29대 휴스턴 한인회 변재성 회장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참석자 대다수의 찬성으로 박균희 회장의 당선이 공표됐다.
박균희 회장은 당선 직후 “민주국가에 살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은 항시라도 있을 수 있다. 2명이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90% 이상은 찬성하신 것으로 생각한다. 두 명의 의견을 잘 받들어서 업무 수행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미주 전지역에서 참가한 전현직 한인회장 168명이 참석한 가운데 LA 가든 스윗호텔에서는 △집행부 및 선관위의 금품수수 △선관위원장의 강제 위임장 요구 △박균희 후보의 향응 제공 등을 이유로 박균희 집행부를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미주총연 정상화를 촉구하는 임시총회 및 정기총회가 진행됐다.
비대위 관계자들은 총회 직후 가지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정회원 명단 조차 발표하지 않고 불법으로 남문기 후보를 탈락시키면서 시작된 최악의 사태”라고 규정하며 “168명의 미주 전 지역 전현직 한인회장들이 참석한 총회는 제27대 현 집행부를 회칙에 의해 불법단체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LA총회에서는 제23대 총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남문기 회장을 신임회장으로 추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의 분규를 공식화했다.
병원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인 남문기 회장은 장문의 편지를 보내와 비상대책위원회의 회장 추대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남문기 회장은 ‘죄송하고 반갑고 감사를 드린다’는 제목의 서신에서 “제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제28대 총회장으로 추대해주셔서 감사를 드리고 임기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대위의 회장 추대를 전격 수락했다.
남 회장은 △전국 순회를 통한 동포사회와의 유대 강화 △회칙 개정을 통한 미주총연 선진화 △미주총연 자성을 통한 위상강화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둘로 갈라진 미주총연 정상화를 위한 일이라면 어떠한 방안이라도 수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남회장은 회장 수락서신에서 “다시 선거하라면 선거하고, 토론해서 투표로 들어가라면 들어가겠다.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해당하면 다 하겠다. (중략) 합법적이고 이성적이고 적법한 절차면 다 한다. 못할 이유가 없다”며 미주총연 정상화를 위해 회원이 원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2019년 5월 18일을 기점으로 박균희-남문기 체제로 갈라진 미주총연은 또다시 ‘분규단체’의 길을 걷게 됐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미국 전역의 한인회 회장 및 회장단 출신의 인사들로 구성된 연합체로, 250만 미주한인을 대표하는 조직을 표방한다.
전국 조직을 지향하는 연합체이지만 지난 8년간 선거때마다 분란과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법정 소송이 끊이지 않아, 한국 정부로부터도 ‘문제단체’로 낙인찍혀 세계한인회장대회에도 초청받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 상태다.
2011년 이후 분란이 분란이 이어져온 미주총연은 지난해 8월 김재권 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사임하면서 박균희 회장 체제로 통합, 정상화 수순을 밟아나갔지만, 이번 선거로 통합 1년도 맞기도 전에 또다시 두갈래로 찢어졌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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