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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핵을 개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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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평화통일 강연회
“미국의 북미수교 약속 불이행이 북한 핵 개발을 낳았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북미수교 원했으나, 미국이 중요한 시기마다 약속을 어기자 결국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일(목) 레가시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평화통일 강연회’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핵문제가 ‘미국의 수교 약속 불이행’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통일부 차관과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전 장관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통일 전문가이자 남북미 회담을 현장에서 겪은 산증인이다.

북한과 미국간의 수교약속이 갈라진 건 북미간 첫 합의인 제네바 회담부터다.

‘북핵문제의 원인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열린 달라스 통일 강연에서 정세현 전 장관은 “1994년 제네바 회담 이후 북한은 합의에 따라 핵활동을 중단했지만, 3개월내 북미수교를 하기로 한 미국이 북한 상공에 정찰기를 띄워 북한이 이를 격추시키면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전 장관은 북한은 경수로 2기 건설 및 연간 50만톤의 중유를 공급하겠다는 미국의 제네바 합의를 믿었기 때문에 94년부터 2002년까지 일체의 핵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이 또한 ‘고농축 우라늄 개발계획을 실토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때문에 깨져버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에 따르면 당시 미국이 ‘우라늄 개발계획 자백’을 압박해오자 “우리는 주권국가다. 미국이 왜 우리를 압박하고 종용하냐. 우리는 미국이 말하는 프로그램을 가질 수 있는 자격도 있고 그 이상을 추진할 권력도 있다”고 말한 북한 관계자의 발언이 통역과정에서 왜곡,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시인했다”는 미국 발표로 이어지면서 경수로 원자력 건설사업이 파국을 맞았다고 전했다.

지난 20일(토) 열린 평화통일 강연회에서 ‘북핵문제’를 설명하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북한은 이 일이 있은 직후인 2002년 12월 ‘핵 동결 해제’를 선언하고 2003년 1월 핵무기 비확산조약(NPT)을 탈퇴했다. 북한 전력용량의 80%에 해당하는 경수로 원자력 발전소 개발 지원을 믿고 8년간 중단됐던 북한의 핵 개발이 본격적으로 재가동된 건 이 때부터다.

이후 경색된 북미간 샅바 싸움에 가교 역할을 하며 6자회담을 이끌어 낸 건 김대중 정부였다. 2003년 베이징에서 시작한 6자 회담은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북한 핵시설 폐쇄 및 불능화 △북미수교 △중유 100만톤 등 경제적 지원 △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등의 역사적 합의를 담은 9.19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회담 다음날, 또다시 악재가 작용했다. 미국 재무부가 “북한 당국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2500만 달러의 위조지폐를 예치, 불법거래와 돈 세탁에 이용하는 혐의가 있으며,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을 통치 자금으로 유용하고 있다”고 발표,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것.

정 전 장관은 “바로 전날, 전세계가 ‘훌륭한 로드맵’이라고 칭송하는 합의를 발표한 상태에서 하루만에 미국이 다른 행동을 보이자 북한은 ‘미국이 합의를 실행할 뜻이 없는 것’이라며 연변 핵가동을 다시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1년만인 2006년 7월 태평양 쪽을 미사일을 쐈고, 같은 해 10월 핵실험에 성공했다.

다급해진 미국이 다시 9.19선언 이행을 추진했지만, 부시 대통령 임기말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으로 이어지며 더이상 회담은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은 매우 빠르게 고도화됐고,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 시절 북한은 무려 5번의 핵실험을 성공시켰다.

참석자와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북미간 회담 과정을 통해 북핵문제의 원인이 ‘북미수교 불이행’에 있음을 설명한 정 전 장관은, 원인이 ‘북미수교’에 있는 만큼 해법 또한 ‘북미수교’에서 찾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말하는 ‘조건이 맞으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말의 ‘조건’은 북미수교”라고 강조한 정 전 장관은 ‘미국이 수교만 해주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진정성이 통한 게 ‘싱가포르 회담’이라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선언은 ‘비핵화’가 제일 먼저 나왔던 과거의 협상과는 달리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의 전환-한반도 비핵화’를 합의했다.

강연회에서 정 전 장관은 북미간 힘겨루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중재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그는 ‘북한 비핵화’로 외교업적을 세우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수교’로 경제화를 꾀하는 김정은 위원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잘 연결시키면 핵문제는 풀리고 한반도에 통일이 올 것”이라며 통일 한반도의 희망찬 미래로 결론을 대신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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