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엘파소 20명, 오하이오 10명 사망
- 연이틀 80여명 사상… 모두 20대 백인 범행
미국의 주말이 피로 얼룩졌다. 지난 3일과 4일 2건의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 무려 80여 명의 사상자가 나면서 미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의 월마트에서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한 가운데, 4일 새벽에는 오하오주 데이턴의 도심에서도 총기난사가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26명이 부상했다.
불과 13시간 차이로 발생한 연쇄 총기난사로 무려 30명이 죽고 최소 52명이 다치는 참사가 난 것이다.
이같은 연쇄 총기난사의 범인들은 모두 20대 백인 남성으로, 특히 멕시코와 인접한 국경도시인 엘패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의 용의자는 이번 범행이 ‘히스패닉의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민자들을 향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높아 충격을 더하고 있다.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로 신원이 확인된 텍사스주 총격범은 지난 3일 오전 10시께 엘패소 동부의 샤핑몰 내 월마트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채 총격 소음 방지용 귀마개까지 하고 무차별 총기난사를 벌였다.
용의자 크루시어스는 경찰이 출동하자 별다른 저항 없이 월마트 건물 밖에서 스스로 무장을 해제한 뒤 체포됐다. 그가 게시한 것으로 보도된 성명서에는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성명서는 또 유럽인들의 후손이 다른 인종에 압도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인 ‘대전환’도 언급했다. 이 음모론은 지난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로 50명 이상을 사망케 한 호주 국적의 백인우월주의자 브렌턴 태런트가 범행 전 에잇챈에 올린 성명에서도 언급했던 것이다.
4쪽 분량의 성명에는 인종이 섞이는 현상이 미국을 망친다는 주장과 인종에 따른 영토 분할 제안, 뉴질랜드 테러범에 대한 칭찬도 들어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엘패소는 멕시코와 접경한 대표적 국경도시로 사건 현장은 국경으로부터 불과 5마일 떨어진 곳이다.
이어 4일 새벽 오전 1시께에는 오하이오주 데이턴 도심의 식당과 술집들이 밀집한 오리건 지구에서 역시 소총으로 무장한 총격범이 주말을 맞아 몰려나온 인파를 향해 총기난사를 벌였다.
24세의 백인 남성 코너 베츠로 신원이 밝혀진 총격범은 이날 자신의 여동생과 남자친구와 동승해 차를 타고 범행 현장에 나온 뒤 총기난사를 벌였고, 이로 인해 여동생을 포함해 9명이 사망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용의자는 당시 근처를 순찰 중이던 경찰의 대응사격으로 사건 발생 30여초 만에 사살됐다.
낸 웨일리 데이턴 시장은 “근처에 정기 순찰을 하던 경관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건이 짧은 시간에 마무리됐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