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자폭 늘어 영업이익 6,523억
- 생활가전은 매출 첫 6조 돌파
LG전자가 H&A사업본부가 글로벌 가전업체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를 제치고 상반기 생활가전 실적 세계 1위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건조기·스타일러·공기청정기 등 신(新)가전 판매 호조가 이어진 결과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에서도 처음으로 월풀을 뛰어넘었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2·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1,028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30일 공시했다. H&A사업본부의 분기 매출이 6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분기 연속 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H&A사업본부의 상반기 매출은 11억5,698억원으로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까지 제쳤다. 월풀은 상반기 매출 11조3,982억원, 영업이익 5,203억원을 기록했다(올 상반기 평균환율 적용). 영업이익은 2017년부터 역전됐지만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배경에 둔 월풀의 매출까지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유럽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매출 7조5,574억원, 영업이익 2,298억원)는 멀찌감치 따돌렸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서는 생산라인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전사 실적에 부담을 줬다. 증권가에서는 2,0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예상했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나쁜 3,130억원의 적자를 냈다. 5세대(5G) 이동통신 전략 스마트폰인 ‘LG V50 씽큐(ThinQ)’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나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적자 폭이 늘어났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4,070억원에서 반 토막 난 2,056억원을 기록했다. 월드컵이라는 대형 이벤트의 효과를 누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TV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한데다 환율도 불리하게 작용하면서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TV 시장 침체 속 중국 패널 업체의 10.5세대 생산라인 본격 가동으로 65인치, 75인치 TV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해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시장 개화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추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특수가전 시장에서 후발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에어컨 성수기는 2·4분기에 끝난다”고 말했다. 최근 악화한 한일관계 탓에 LG전자가 집중하고 있는 일본 시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익이 전제된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며 “프리미엄 제품과 B2B 사업성과에 대한 기여도가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