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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바이어가 왕이다’ 이젠 옛말

by admin
  • 현금 구매 줄고 대출 낀 구매 증가


‘현금 구매자가 왕이다’라는 말이 이젠 옛말이 됐다. 한동안 주택 시장을 주름잡던 현금 구매자들이 최근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바이어에게 유리한 주택 시장 여건이 형성되고 최근 모기지 이자율도 하락세여서 현금 구매 비율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USA 투데이가 현금 구매와 관련, 최근 확 바뀐 주택 시장 추세를 알아봤다.

◇ 올 들어 뚝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약 3분의 1이 넘는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 대금 전액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불할 정도로 현금 구매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주택 시장에서 왕처럼 대접받던 현금 구매자들이 2014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 더욱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2월만 해도 전체 거래 중 약 23%를 차지했던 현금 구매 비율은 지난 6월 약 16%로 뚝 떨어졌다. 

현금 구매 비율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모기지 대출을 낀 주택 구매는 큰 폭의 증가세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에 따르면 6월 모기지 대출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어에게 우호적인 시장 여건 형성과 모기지 이자율 하락 등이 ‘현금 구매 감소, 모기지 대출 증가’현상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택 거래가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도 현금 구매 감소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경제 연구 기관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Pantheon Macroeconomics)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대출 승인이 약 2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가을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으로 현금 구매 필요성이 낮아졌다.[AP]

◇ 치열한 경쟁 사라져

‘제 살 깎아먹기’식의 치열한 구입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현금 구매 필요성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택 구입 열기가 최고조를 이뤘던 시기에는 구입 경쟁에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심리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현금을 동원하는 바이어가 많았다. 현금 구매를 위해 은퇴 연금 계좌인 401(k)까지 동원, 현금을 인출하는 바이어가 등장할 정도로 현금 구매가 만연했다. 셀러들이 모기지 대출을 통한 구입보다 위험이 낮다는 판단으로 현금 구매 바이어를 선호한 것도 현금 구매 비율을 높았던 원인이었다. 

첫 주택을 구입하는 자녀에게 주택 구입 자금으로 거액의 현금을 지원하는 부모가 상당수였고 일부 부동산 에이전트는 일단 주택 구입을 성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고객에게 현금을 빌려주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처럼 갖가지 방법으로 동원한 현금으로 주택 구입에 성공한 바이어들은 대부분 주택 담보 대출을 빌린 돈을 갚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바이어들의 구입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주택 구입 열기가 한풀 꺾이게 됐다. 결국 치열했던 주택 구입 경쟁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현금 구매 비율도 낮아지게 된 계기가 됐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이 자체 거래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매물에 2건 이상의 오퍼가 제출된 구입 경쟁 비율은 약 12%로 전년도 같은 기간 약 52%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 투자성 구입 감소

최근 부동산 투자자들에 의한 주택 구입 감소도 현금 구매 비율 하락 원인 중 하나다. NAR에 따르면 투자성 주택 구입 중 약 57%가 현금으로 매매된다. 투자성 구입은 주택 구입 후 임대용 매물로 전환하거나 매매 차익을 위해 리모델링 실시 뒤 다시 매물로 내놓기 위한 구입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같은 투자성 구입이 최근 주춤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시장 조사 기관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11.3%를 차지했던 투자성 구입은 올해 현재까지 약 11.1%에 그치고 있다. 

주택 가격이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판단으로 부동산 투자 시장은 예년과 달리 냉랭한 상태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2012년 바닥을 찍은 주택 가격은 현재까지 약 55.2% 상승했고 주택 시장 침체 이전 최고가 대비로도 약 12.6%나 오른 상태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에 의한 주택 투자 행보가 최근 매우 신중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외국인에 의한 주택 구입이 급감한 것 역시 현금 구매 비율 감소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주택 구입은 전년 대비(올해 3월 기준) 약 36%나 감소했다. 

◇ 모기지 이자율 하락

모기지 이자율이 급락하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모기지 대출 신청도 증가 추세다.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해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 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전국 평균)은 지난해 약 4.54%에서 올해 약 3.75%로 약 1% 포인트 떨어졌다. 이자율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반면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자 현금 구매 전략을 포기하고 모기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주가 급락 사태도 주택 현금 구매 비율 하락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대량 주식 매도로 주가가 급락했을 당시 주식 투자자는 물론 주택 시장 관계자들까지 경기 침체가 곧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인 바 있다. 만약에 있을 경기 침체를 대비해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주택 현금 구매 비율도 낮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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