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보호 내세워 인종주의 정당화
- 독일 나치시대 때부터 에코 파시즘 형성
“나는 에코파시스트다.” 지난 3월 51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범행 전 선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미국 엘패소 등 총기 난사의 배경엔 ‘에코 파시즘(eco fascism)’이 있다고 분석했다. 인구 과잉은 또 다른 환경 파괴라는 생각을 이들 사건의 범인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코파시즘은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는 일종의 전체주의다. 에코파시즘의 역사는 매우 뿌리 깊어, ‘나치 독일’까지 올라간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당시 나치는 농민들을 대상으로 ‘피와 흙’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나치는 농민들에게 조국을 위한 좋은 환경을 위해서는 피(혈통)와 흙을 지켜야한다고 설명했다. 나치는 독일의 아름다운 환경보호를 위해 동물보호법 등을 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조국’을 위해서는 외부의 것,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정화해야한다는 사상으로 발전했다. 이는 결국 게르만 민족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우생학’으로까지 발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많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이처럼 자연보호와 ‘인종 배제’ 사이에서 연관성을 찾아, 인종 차별을 정당화 하려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정당화는 극히 위험하며 대재앙을 부른다.
실제로 지난 엘패소 사건의 범인은 총기 난사 전 인터넷에 올린 선언문에서 “출생률, 출생률, 출생률”이라고 강조하며 번식에 실패한 백인을 대체하는 인종의 ‘침략’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사람들을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도 더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수질 오염, 플라스틱 쓰레기, 미국 소비자 문화 등의 악영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20년간 에코파시즘에 대해 연구한 베스티 하트먼 햄프셔대학 명예교수는 크라이스트처치, 엘패소 사건이 에코파시즘의 극단적 사례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