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교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0대 딸을 잃은 텍사스주 목사가 공화당 후보로 주 상원 입성에 도전한다고 미 ABC방송이 25일 보도했다.
샌안토니오 인근 마을인 서덜랜드 스프링스에 있는 제일침례교회 목사 프랭크 포머로이(53)가 그 주인공이다.
2017년 11월, 이 교회에서는 한 무장 괴한이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포머로이 목사는 다른 지역에 머물러 화를 면했지만 14살이던 딸 애너벨을 잃었다.
26살 백인 남성으로 밝혀진 총격범은 범행 후 차를 타고 인근 과달루페 카운티로 달아난 뒤,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텍사스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총기참사 현장이 된 이 교회는 추모기념물로 지정됐고, 포머로이 목사는 올해 인근에 새로운 교회를 열었다.
그는 총격 참사 이후 총기 문제를 비롯한 정치 현안에 대해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됐으나, 지난 2년 동안 정치적 발언을 드러내놓고 하진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내년 11월 주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이달 초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텍사스주 엘파소 총기난사 사건이 계기가 됐다.
엘파소 사건의 희생자들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용당하는 행태를 보면서 괴로웠다는 것이다.
그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정치적) 대화에는 정중함이나 진정한 지적 담론 같은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공화당 후보로 출마를 결심한 것은 “특히 민주당 내에서 통합과 도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고 설명했다.
포머로이 목사는 총기 규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총기난사는 총기 소지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신질환 같은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기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100번을 말했다. 그 사람들은 아프다”라며 총기난사의 원인은 총격범 개인의 정신병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정신병원 확충을 심각하게 검토하겠다는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다.
포머로이 목사가 도전하는 텍사스 ’21선거구’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1987년 히스패닉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주 상원에 입성한 주디스 자피리니(73) 의원이 23년째 수성하고 있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 득표율 차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