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에 걸린 한인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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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적법의 이중성은 한인 2세들을 빠져 나올 수 없는 덫에 갇히게 만든다.

혈연주의를 따르는 한국은 부모중 한 명이 한국 국적자여도 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에게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부여한다. 때문에 한국 땅을 한번도 밟아보지 않은 한인 2세들은 본인과 부모가 인지하든 안하든, 한국에 출생신고를 했든 안했든, 무조건 이중 국적자가 된다.

문제는 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에게 강제적으로 이중국적을 떠안긴 한국이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데 있다.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한인 2세들이 거주국의 시민권과 한국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하는데, ‘병역’을 이유로 그 문 조차 꽁꽁 걸어잠그고 있는 것.

병역법과 연계된 남자 한인 2세들은 18세가 되는 해 3월 31일까지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 이 때 국적포기를 하지 않으면 한국에 나가 군대에 다녀오지 않는 한, 만 38세가 되는 해까지 빠져나올 수 없는 ‘병역’의 늪에 빠지게 된다.

국적포기 시기를 놓쳐 원치 않는 이중국적을 이어가야 하는 ‘불합리’의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한인 2세들의 몫이다.

특히 사관학교 진학이나 연방공무원 취업 등 미국 공직 진출의 길이 막히는 중대한 장벽에 부딪히게 된다.

다행히 제때 국적포기를 했더라도 ‘병역’ 불이행을 이유로 재외동포비자(F4)를 제한한다. 병역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40세까지 한국에서의 경제활동과 취업에 제한을 받는다.

이중국적을 허용하지도 않으면서 한인 2세들에게 선택의 여지없이 한국 국적을 강제적으로 부여한 것도 모자라, 국적 포기의 문턱을 한없이 높여 미국사회 진출에 불이익을 당하게 하고, 심지어 40세까지 한국에서 조차 활동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게 지금의 재외동포 국적법의 이중성이다.

물론 이중국적의 사회적 폐해가 없는 건 아니다. 병역기피를 비롯해 특례입학, 사회보장 이중지급 및 외교적 보호권, 형사 관할권, 세금 등의 문제 등이 지적된다.

그렇다고 이중국적을 악용하려는 이들에 대한 경계태세를 이유로,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중국적을 가지게 된 한인 2세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건 안될 말이다.

대한민국은 말한다.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들이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국력’이라고.

재외한인들이 진짜 ‘국력’이 되기 위해선 맹목적인 애국심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거주국과 한국민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미래 글로벌 코리안 시대를 이끌어갈 최전선에 한인 2세들이 있다. 이들을 옭아매는 국적법 개정과 선천적 복수국적자 구제방안 마련은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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