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위주의 식단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 반면, 뇌졸중 위험은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BC방송은 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유럽 암·영양 전향적 연구팀(EPIC)이 4만8천명을 1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지난 1993년부터 2001년 사이 엄격한 채식주의자 1만6천여명과 해산물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 7천500명, 일반적인 육류 섭취를 하는 나머지 그룹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식생활 습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기간에 총 2천820건의 관상동맥성 심장질환(CHD)과 출혈성 뇌졸중 등 1천72건의 뇌졸중 사례가 확인됐다.
관상동맥 심장질환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각종 심장질환을 일컫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산물 채식주의자 집단과 엄격한 채식주의자 집단은 육류를 섭취하는 집단보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이 각각 13%와 22% 낮게 나타났지만, 뇌졸중 위험은 20%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채식주의자 집단이 육류를 먹는 집단보다 1천명당 관상동맥 심장질환 비율이 10명 적은 반면, 뇌졸중 환자 비율은 3명 더 많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비타민B12 결핍이나, 식단 외적인 부분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영국영양협회(BDA)의 프랭키 필립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채식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잘 구성된 식단을 가지고 다양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 박사는 또한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가 20년 전에 집계됐기 때문에 오늘날의 채식식단과는 차이가 있으며, 현재는 영양학적으로 건강한 주류에 따라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건강한 식사를 위해 ▲하루 최소 5번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감자·빵·쌀·파스타 등의 고섬유질 식품 위주의 식사하기 ▲육류와 생선, 콩·견과류 등 단백질 식품 섭취하기 ▲유제품 또는 유제품 대체 식품을 섭취하기 ▲지방이나 당분, 소금이 많은 식품은 줄이기 등을 권장했다.
특히 채식하는 이들의 경우, 육류나 생선에 포함된 B12 비타민이나 철분 등 특정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