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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선거 결과 … 이재명 66.37%, 김문수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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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국민, 전체 득표율 49.4%보다 17%p 높은 이재명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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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제 도입’ 기대 커져…“참정권 확대 논의 다시 뜨거워진다”
[최윤주 기자=코리아타임즈 미디어]
제21대 대통령 선거 재외국민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3배 이상 큰 격차로 앞서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득표 기록을 경신한 이번 투표에서 재외국민들이 다시 한 번 민주 진영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재외동포사회의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에 대한 동포사회의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 전체 득표보다 훨씬 높은 재외 지지율… 진보에 힘 실은 재외동포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선거통계 분석 결과 재외국민 투표자 최종 통계는 20만 5,268명으로 확인됐다.
전체 등록 유권자 25만8,254명 기준 79.5%의 투표율이다. 이는 18대 대선(71.2%), 19대(75.3%), 20대(71.6%)를 모두 웃도는 수치로, 재외국민 참정권 부여 이후 가장 높은 참여율이다.
이 중 이재명 대통령은 13만6,246표(66.37%)를 얻어 재외국민 유권자의 3분의 2 이상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대한민국 전국 최종 득표율 49.42%보다 16.95%포인트 높은 수치다.
김문수 후보는 4만3,893표(21.38%)에 그쳤다. 전국 득표율 41.15%보다 무려 19.77%포인트 낮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재외국민투표에서 2만454표(9.96%)를 얻었고, 기타 후보 및 무효표는 각각 1.61%, 0.67%로 집계됐다.
재외국민들의 선택은 지역별로도 17개 시도에서 모두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55.60%)와 경북(57.07%)에서도 과반을 넘겨 김 후보를 압도했다. 김문수 후보는 재외국민투표에서 대구(28.41%), 경북(30.09%)에 그쳤다.
재외국민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재외국민선거 시행 이후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했다는 의미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지만, 재외투표에서는 문재인 후보(56.7%)가 박근혜 후보(42.8%)를 앞선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가 압승했다. 당시 재외투표는 문재인 후보(59.2%), 안철수 후보(16.3%), 정의당 심상정 후보(11.6%), 홍준표 후보(7.8%) 순으로 득표했다.
2022년 20대 대선 당시에도 재외투표에서는 이재명 후보(59.8%)가 윤석열 당시 후보(36.2%)를 크게 앞질렀다. 무려 26.3%포인트 차이다. 한국 투표에서 윤석열 후보(48.56%) 이재명 후보(47.83%)로 0.7%포인트 차이 밖에 나지 않은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 우편투표제 도입 가능성… “이번엔 다르다”는 동포사회 기대
재외동포사회가 ‘우편투표제 도입’을 주창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재외국민 수는 약 708만명이며, 이 중 만 18세 이상 선거권자는 약 197만4,375명에 이른다. 이번에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20만5,268명으로, 전체 선거권자를 기준으로 보면 실제 투표율은 10.4%에 불과하다.
이처럼 표면적인 참여율과 실질적인 참여율 간 괴리가 큰 것은 거주지와 투표소 간의 거리, 이동 비용, 정보 부족 등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선거 참여를 위해 1박 2일이 걸리고, 왕복 20시간을 마다하지 않아야 하며, 이틀간 일상을 포기해야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여건은 이미 전 국민이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참정권은 있지만, 투표할 수 없는 방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외동포사회는 2021년 9월 10일 ‘재외국민유권자연대’를 발족했다. 재외국민유권자연대가 당면한 시급하고도 절박한 현안으로 꼽고 있는 것이 ‘우편투표제 도입’이다.
제21대 국회에서 더불어 민주당 3건(서영교-설훈-이성만 의원), 국민의힘(김석기 의원)과 정의당(이은주 의원) 등 5건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재외선거 우편투표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발의에만 멈추고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
그러나 이재명 출범과 더불어 재외동포사회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선거 공약에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 추진 등 참정권 향상 」이 명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우편투표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리투표, 허위 등록, 각국 우편 시스템의 불안정성 등 투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우편투표로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우려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대부분의 주에서 우편투표를 허용한다. 뿐 아니라 해외 거주자 또는 군인에 한해 이메일 또는 팩스를 이용한 투표도 가능하다. 반면 온라인 투표는 불가능하다. 이에 근거해 동포 사회와 관련 단체들은 한국 정부에 우편투표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압도적인 재외득표 결과는 향후 관련 법 개정 논의에 있어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포사회 역시 이번만큼은 말이 아닌 ‘실행’을 바라고 있다.
“재외국민을 단순한 외부 유권자가 아닌, 한국의 미래를 함께 결정할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재외동포의 참정권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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