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 前부사장 법원 진술서…”쿨하고 트렌디한 조직으로 보이려고”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인 IBM이 최근 수년간 최대 10만명의 직원을 해고했으며, 이 같은 대규모 해고 배경이 아마존이나 구글처럼 ‘트렌디’한 기업으로 보이길 원해서였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IBM의 전직 인사 담당 부사장인 앨런 와일드는 전날 텍사스주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IBM이 지난 몇 년간 5만~10만명을 해고했다고 말했다.
대량 해고의 이유는 IBM이 “늙고 고루한 조직이 아닌,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쿨’하고 ‘트렌디’한 조직”으로 보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108년 역사의 IBM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 채용 대상인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이 든 직원 상당수를 해고했다고 와일드 전 부사장은 덧붙였다.
와일드 전 부사장의 이런 진술은 IBM에서 24년간 일하다가 해고된 60대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의 진행 과정에서 드러났다.
소송을 제기한 조너선 랭글리(61)는 자신이 나이 때문에 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IBM은 이에 대해 소송 각하를 요청한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펜실베이니아에서도 같은 이유로 IBM을 상대로 한 개인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며 맨해튼에선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미국의 탐사보도 매체인 프로퍼블리카도 지난 3월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IBM이 지난 5년간 해고한 40대 이상 직원 수를 2만명으로 추정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IBM은 연령이 아닌 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조직 재편 결과라는 입장이다.
IBM은 “고객에게 고부가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5년간 회사를 개혁했다”며 “회사는 매년 5만명을 고용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뉴욕 사무소도 지난달 직원 2천명을 해고하면서 “IT 시장의 고부가가치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시 “회사와 고객에게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주는 새로운 중요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