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29일 밤 서울 이태원 일대에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갑자기 사람들이 다 넘어지면서 겹겹이 쌓였다.”
할로윈을 앞두고 인파가 몰린 서울 이태원에서 155명이 숨지고 152명이 다쳐 30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규모 참사가 일어났다. 아직까지 명확한 피해규모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면서 단일 사고로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 1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 외국인은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3명, 일본 2명, 미국 2명, 프랑스·호주·베트남·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카자흐스탄·스리랑카·태국·오스트리아 각 1명 등 14개국 출신 26명이다.
할로윈 코스튬을 차려입은 젊은이들의 축제가 아비규환의 악몽으로 뒤바뀐 건 29일(토) 밤 10시 22분경. 한국의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끔찍한 악몽은 이태원 해밀톤 호텔 옆 4미터 너비의 좁은 경사 도로에서 시작했다.
연합뉴스는 현장 목격자의 전언을 빌어 “밤 10시가 넘어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면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전했다.
비좁고 경사진 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꼼짝달싹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히 가득 찼고, 누군가 밀려 넘어지자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사람 위에 사람이 더해지는 끔찍한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는 게 현장 목격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20대 남성 공 모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후 8시부터 사고가 난 길에 사람이 몰려 친구와 몸을 피해 술집에 들어왔다. 오후 10시 30∼40분쯤 창가로 보니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쌓이기 시작했다”고 당시의 참혹한 순간을 묘사했다.
현장에 있던 20대 여성은 “주변사람들이 안간힘을 다해서 제일 밑에 있던 사람부터 빼냈지만, 워낙 위에 쌓인 사람이 많아서 구조가 제대로 안 된 것 같다”며 “사람들이 층층이 쌓여 마치 무덤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히 의식을 잃었고 몇몇은 이미 숨진 것처럼 보였다”며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소방서에 첫 신고전화가 울린 건 10시 24분. “이태원에서 사람 10여명이 깔렸다”는 첫 전화 이후 쉴새없이 울리는 119 전화 벨소리는 최악의 참사를 알리는 경고음이었다.
할로윈을 맞아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대기중이던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했으나, 소방당국이 출동하는 중에도 사람들은 계속 넘어지고 있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건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6월 삼풍 백화점 붕괴 이후 처음이다.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는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고,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때는 502명이 숨지고 939명이 부상을 입었다.
대규모 인명 피해 사고로는 세월호 참사 이래 처음이다. 아직도 대한민국 사람들의 뇌리에 잊혀지지 않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는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부상 당했다.
최윤주 기자 editor@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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