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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렌몰 총기난사] 한미여성회 박순이 전 회장 ‘알렌몰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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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POINTS

  • 매장과 범인 사이에 차량 위치…간발의 차이가 가른 운명
  • “처음엔 인질극인 줄 알았다”…2시간 동안 대피
  • 동행자는 시신 목격…사건 후 무기력증 호소

달라스 한미여성회 회장을 역임한 박순이 전 회장이 알렌몰 현장에서 죽음의 기로에 섰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순이 회장이 총격범과 마주치지 않은 건 천운이었다. 박 회장은 코리아타임즈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터같았다”고 전했다.

총격 당시 박순이 회장은 마이클 코어스 매장에 있었다. 한국방문을 앞두고 조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운명을 바꾼 건 쇼핑을 끝내기 직전 눈에 띈 조그만 가방 하나. 조카들 선물을 사다보니 손녀딸이 생각나 카운터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췄던 10분이 운명을 갈랐다.

“주차장과 매장 사이에 총격범이 있었다. 먼저 고른 물품을 결제한 후 매장을 나섰다면 주차장으로 가던 도중 영락없이 총격범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위치였다”며 끔찍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박순이 회장이 매장 안에서 서있던 곳은 입구 쪽 윈도우 근처. 총격범이 조금만 빨리 왔어도, 경찰이 조금만 늦게 범인을 제압했어도 생사가 갈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가방을 손에 집으려는 찰나였다. 갑자기 매니저가 문을 걸어 잠그며 소리쳤다. 매장 안 사람들은 그가 인도하는대로 뒷쪽 창고로 몸을 숨겼다. 박회장은 순간 “인질극이 벌어진 줄 알았다”고 전했다.

귀청을 때리는 총소리가 난 건 창고에 채 들어서기 전이었다. 문을 걸어 잠근 채 몸을 숙이고 공포의 순간을 견뎌야만 했다. 이 때 창고에 함께 있던 사람은 35명 남짓이었다.

총성이 어디에서 들리는지 알 수 없었다. 바로 옆에서 쏘는 듯한 총소리는 공포 그 자체였다. 언제 총알이 벽을 뚫고 들어올 지 모르는 순간이었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그로부터 2시간 후. 

모든 사람들이 일렬로 서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경찰이 지시하는대로 움직였다. 하늘에는 다섯 대 이상의 헬리콥터가 떠 있었고, 30대 이상의 엠블런스가 빨간 불을 내뿜고 있었으며, 경찰차와 모터사이클이 주변에 빼곡했다. 셀 수 없이 많은 경찰들이 무장을 한 채 건물 안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대피 후 밖으로 나왔을 때는 시신이 채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박회장은 “매장에서 나온 후 남편과 다른 방향으로 떨어져 가게 됐는데, 남편이 두 구의 시신이 바닥에 있는 걸 봤다고 했다”며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당일 자신들의 차를 가져가지 못했다. 박순이 회장 또한 사건 발생 3일이 지난 8일(월)에서야 차량을 인수해왔다.

“사건 당일보다 하루가 지난 후부터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한인 가족이 희생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큰 상실감을 느꼈다”는 박회장은 생사를 오간 현장에서 “문득 떠오른 손녀딸이 나를 살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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