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뉴스로컬뉴스 기념식 개최 놓고 ‘삐그덕’…이유는 밥값?

기념식 개최 놓고 ‘삐그덕’…이유는 밥값?

by admin

KEY POINTS

  • 북텍사스 호남향우회 “달라스 한인회가 ‘5.18 기념식 안한다’ 통보
  • 달라스 한인회 “호남향우회에 협조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 김강 전임회장 “작년에도 밥값 일방적 요구…전례없다”

국가권력이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광주 민주영령들을 기리는 5.18 기념식이 지난 18일(목) 달라스 한인문화센터에서 열렸다. 그러나 올해 기념식이 개최되지 못할 상황에 봉착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인사회에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북텍사스 호남향우회달라스 한인회가 ‘5.18 기념식 안한다’ 통보


‘달라스 한인회가 올해 5.18 기념식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건 4월 27일이다. 달라스 한인회 이경철 수석부회장이 북텍사스 호남향우회에 전화해 ‘5.18 기념식을 개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것.

내용을 제일 처음 전달받은 사람은 김강 전임회장이다.

“4월 27일, ‘김연 회장과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이경철 수석부회장이 전화를 해왔다”고 밝힌 호남향우회 김강 전임회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경철 수석 부회장으로부터 ‘5.18 기념식을 안할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김연 회장이 이경철 수석부회장과 통화한 것도 같은 날이다. 통화 내용은 김강 회장이 들은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달라스 한인회 이경철 수석부회장이 전달한 5.18 기념식 미개최 이유는 간단했다.

김강-김연 회장은 “달라스 한인회 이경철 수석 부회장은 5.18 기념식을 안하는 이유로 ‘포트워스 한인회와 샌안토니오 한인회도 5.18 기념식을 하지 않는다’며 ‘한인회가 5.18 기념식을 꼭 해야 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간단히 말해 ‘한인회가 안 해도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안한다’는 의미다.


달라스 한인회 “호남향우회에 협조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대해 달라스 한인회 유성주 회장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18일(목) 코리아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5.18 기념식 때 지출된 식사비를 김강 회장과 800달러씩 나눠 함께 치렀다”고 밝힌 유성주 회장은 “올해도 기념식을 함께 준비하기 위해 한인회 관계자가 전화를 하니 김연 회장이 ‘같이 하긴 힘들고, 한인회에서 부르면 가겠다’고 답해 ‘호남향우회가 관여하지 않으면 한인회도 하지 말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5.18 기념식과 관련해 호남향우회가 식사대금 지불에 비협조적으로 나와 5.18 기념식 개최 여부를 고민하긴 했지만 ‘미개최’를 결정한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유성주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정창수 전 한인회 이사장을 만났는데 ‘특별한 이유 없으면 하던 행사니까 지속하는 게 어떠냐’며 기념식 진행비를 후원해줘 기념식을 열게 됐다”고 덧붙였다.

5.18 기념식을 치르며 참석자들에게 제공하는 ‘밥값’이 개최 논란을 빚은 주된 이유였다는 반증이다.

호남향우회 김강-김연 회장은 ‘최종 결정된 사항은 아니었다’는 유성주 회장의 주장에 대해 ‘논의’가 아닌 ‘통보’였음을 분명히 했다.

김강-김연 회장은 “한인회 수석부회장이 ‘한인회는 5.18 기념식을 안 할테니 호남향우회에서 하라’고 통보했다. 논의는 없었다. 통보였다”며 유성주 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경철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달라스 한인회 관계자 누구에게도 ‘기념식을 같이 하자’는 제의를 받은 적 없으며, 기념식과 관련해 ‘같이 하긴 힘들고 한인회에서 부르면 가겠다’는 말을 한 적이 결코 없다”며 유성주 회장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강 전임회장 “작년에도 밥값 일방적 요구…전례없다”


김강 전임회장은 5.18 기념식 개최 논란을 초래한 ‘식사비’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작년 5.18 기념식에 소요비용을 나눠 공동주최를 했다는 건 앞뒤가 다른 얘기”라고 운을 뗀 김강 회장은 “2022년 5.18 기념식이 열리기 이틀 전, 달라스 한인회가 행사 식사비를 일방적으로 요구해 500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히며 “역대 어느 달라스 한인회장도 5.18 기념식을 하면서 호남향우회에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5.18 기념식을 하면서 호남향우회에 행사 식사비 명목의 금전을 요구하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

호남향우회는 호남지역 출신들의 지역모임이다. 5.18 민중항쟁이 일어난 ‘광주’가 포함되어 있다 보니, 전세계 호남향우회에는 광주항쟁의 직접적인 피해자와 그 가족 뿐 아니라 지인들이 다수 소속돼 있다. 호남향우회가 5.18 민중항쟁에 남다른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피해자 가족과 지역모임에 다름없는 호남향우회에 5.18 기념식 소요비용을 요구하는 건, 6.25전쟁 기념식을 진행하면서 6.25 참전용사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회적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에서 희생자 유가족에게 행사비를 요구하는 것에 진배없다.

지극히 비상식적인 요구이자 처사다.


달라스 한인회, 2013년 안영호 회장때부터 10년간 5.18 기념식 주최


“다른 지역 한인회에서는 5.18 기념식을 안하니, 달라스 한인회도 안 해도 된다”는 주장 또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5월 민중항쟁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건 1997년이다.

해외 한인사회의 경우 1997년 이전에는 전 세계 호남향우회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념해왔지만,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에는 대부분의 한인회가 재외공관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해왔다.

달라스 또한 2013년 안영호 회장 재임 이후 해마다 빠짐없이 달라스 한인회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해왔다. 공개 모임이 불가능했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유석찬 전임회장은 온오프라인을 활용해 5.18 정신을 기억하며 민주영령들의 희생을 기렸다.

올해 미주지역에서는 △로스엔젤레스 △뉴욕 △시카고 △애틀란타 △에릴랜드 △워싱턴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 대부분 대도시 지역에서는 한인회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했다.

김연 북텍사스 호남향우회 회장은 “한인회가 5.18 기념식을 개최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국가기념일로 정한 5.18 민중항쟁의 정신을 동포사회가 함께 기린다는 대표성을 담고 있다”며 “잊어서는 안될 기념일이, 돌아가신 영령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5.18 기념식을 개최해오신 역대 달라스 한인회장님들의 정성이 ‘안 해도 되는 행사’ 쯤으로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Copyright ⓒ Korea Times Media 
[사진 및 기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Leave a Comment

Copyright ⓒ KoreaTimesTX

http://koreatimestx.com 

[사진 및 기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