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타임즈 미디어] 최윤주 기자
6월 3일 치러진 대한민국 조기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승리를 확정 지으며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80%에 육박하는 투표율(1997년 이후 최고치)을 기록했다. 외신들은 이를 “계엄령 이후 한국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집단적 대응”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 “극적인 반전의 주인공…권력 견제 강화 기대”
뉴욕타임스는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을 “한국 정치의 아웃사이더이자 생존자(survivor)”로 표현하며, 가난한 노동자 출신에서 인권변호사, 시장,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의 인생 궤적을 조명했다.
신문은 특히 이 당선인이 “2024년 암살 시도와 계엄령 해제 투쟁을 모두 거쳐낸 인물”이라며, 이번 대선이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민주주의 회복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추진하려는 헌법 개정, 경제개혁, 군사 권한 제한 등의 공약에 대해 “권력의 집중을 분산하려는 포퓰리즘적이면서도 제도주의적인 접근”이라고 해석하며, “그의 정치적 카리스마가 국회 장악과 맞물려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 “혼돈의 끝자락에서 나온 새로운 기회”
워싱턴포스트는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한국 민주주의의 반격”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그에 따른 정치 혼란을 자세히 언급하며, 이번 선거가 단지 지도자 선출을 넘어 “국민의 심판과 집단적 선택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재명 당선인의 향후 외교 노선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존중하면서도 자주 외교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중국, 일본, 북한 등 주변국과의 균형 외교가 그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문제를 중심에 둘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실용적 진보의 노선이 시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 “경제 우선…시장 친화적 개혁 가능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 관점에서 분석하며 “그는 진보적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 문제에서는 실용 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는 이재명이 △중소기업 지원 △AI 산업 육성 △무역협상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점에 주목하며 “이전 진보 정부보다 더 시장 친화적인 접근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 한미 FTA 재협상 및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압박 속에서 이재명 정부가 어떤 무역 전략을 택할지 주목했다. “그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외교적으로는 반미 정서보다 협력적 자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 “위기 속 리더십 부상…‘탈윤석열’ 정치의 상징”
CNN은 “이재명은 위기 속에서 국민 앞에 선명한 대안을 제시한 인물”이라며, 그가 계엄령 해제 당시 국회 담장을 넘는 장면이 “민주주의를 수호한 장면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그를 “진보이면서도 반정치적 정서에 호소하는 독특한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윤석열 정권의 강경 보수와 대립되며 새로운 정치 문법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CNN은 이재명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국민은 그를 통해 혼란을 수습할 리더십을 보고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을 함께 실었다.
로이터 “윤 정권의 자멸이 만든 반전… 국민이 계엄령을 심판”
로이터통신은 보다 정치적 맥락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대선을 “계엄령을 둘러싼 한국 민주주의의 중대 시험대”라고 규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축출된 데 대해 “보수 정권의 정치적 자멸”로 평가했다.
로이터는 또 이번 선거를 계기로 한국의 외교 노선 변화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재명 당선인이 대중국 관계에서는 유연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대북 정책에서는 “긴장 완화와 대화 복원”을 천명한 점을 주목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의 실용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보수층의 반발이 변수”라고 전했다.
국제사회, 이재명표 실용외교 주목
한편 해외 언론들은 새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줄타기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CNN은 이재명 당선인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핵 문제 역시 당장 착수해야 할 현안이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이재명 당선인이 북한과 대화 테이블을 다시 차릴 수 있는 인물일지 주목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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