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주 기자=코리아타임즈 미디어] 미국에서 2베드룸 아파트를 감당하려면 시간당 33.63달러를 벌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비해 전국 평균 임차인의 시급은 이보다 10달러 이상 낮아 많은 근로자들이 여전히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 저소득주택연합(National Low Income Housing Coalition·NLIHC)은 최근 발표한 ‘2025 Out of Reach’ 보고서에서 “주거비와 공과금을 포함해 월소득의 30% 이하만 써야 ‘적정 주거’로 간주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저임금으론 주 116시간 일해야 겨우 월세 감당”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2베드룸 주택을 감당할 수 있는 ‘주거 임금(Housing Wage)’은 시급 33.63달러, 1베드룸의 경우 28.17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전국 평균 임차인 시급은 23.60달러에 그쳤고, 최저임금 근로자의 경우 주당 116시간을 일해야 2베드룸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NLIHC는 “연방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단 한 곳의 주에서도 1베드룸조차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전국 3,000여 개 카운티 가운데, 최저임금으로 1베드룸이 가능한 곳은 단 219곳에 불과했다”며 “이들 대부분은 지역 최저임금이 연방 기준보다 높은 주에 위치한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시급 49.6달러, 텍사스도 29.6달러 필요
주별로 필요한 주거 임금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캘리포니아는 49.61달러로 전국 최고, 뉴욕(46.03달러), 플로리다(37.27달러), 애리조나(34.18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텍사스는 29.64달러, 조지아(29.46달러), 일리노이(29.81달러) 등도 전국 평균보다 낮았지만, 여전히 최저임금이나 평균 시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주 | 2베드룸 주거 임금 (시급) |
---|---|
캘리포니아 | $49.61 |
뉴욕 | $46.03 |
플로리다 | $37.27 |
텍사스 | $29.64 |
조지아 | $29.46 |
일리노이 | $29.81 |
테네시 | $27.01 |
애리조나 | $34.18 |
노스캐롤라이나 | $27.14 |
웨스트버지니아 | $18.94 |
임차인 절반이 ‘주거비 과부담’
보고서는 미국 전역의 49개 주에서 평균 임차인 임금이 2베드룸을 감당하기 부족하며, 37개 주에서는 1베드룸조차 어렵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미국 전체 임차인의 절반 가까이는 ‘주거비 과부담(Cost-Burdened)’ 상태이며, 4분의 1 이상은 ‘심각한 과부담(Severely Cost-Burdened)’ 상태에 놓여 있다.
이번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6 회계연도 예산에서 주택도시개발부(HUD) 예산을 44%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발표됐다. HUD는 예산 삭감 시 수만 명이 주거 보조 혜택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거권 옹호단체들은 이에 대해 주택 바우처 확대, ‘Housing Trust Fund’ 예산 증액, 지역별 용도제한 규제 완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NLIHC는 “주거비가 과도할 경우, 식비나 약값, 교통비, 육아비 등 다른 필수 지출에 직격탄이 된다”고 경고했다. 주거비로 생계비 대부분이 빠져나갈 경우 퇴거 또는 노숙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주택 문제는 단순히 집이 비싸다는 수준을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 노동시장까지 영향을 주는 구조적 문제”라며 정책적 개입과 장기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윤주 기자 editor@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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