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독감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2월 초, 독감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와 독감 관련 입원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독감 발생은 이미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계속해서 확산 중인 상황으로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독감 입원율, 15년만에 최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독감 활동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입원율은 15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CDC는 2024-2025년 독감 시즌이 현재 ‘고위험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독감 활동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 2월 15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42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독감과 유사한 질병이 “매우 높은” 또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부, 남동부, 중서부 지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2023-2024) 독감 시즌은 ‘중등도-중증’ 수준이었으며, 약 4천만 명이 감염되고 2만8천 명이 사망했다. 특히 소아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
2월 21일 발표된 CDC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응급실 방문율, 입원율, 독감 관련 사망률이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독감 입원율은 2010-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CDC는 △독감 감염환자 3,300만명 △입원환자 43만명 △사망자 1만 9,000명을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소아 사망자는 86명이다.
2월 초 주간 독감 입원 환자는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0만 명당 12.8명으로 증가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입원율이다. 독감으로 인한 병상 점유율은 2월 8일 주에 5%로 증가했으며, 이는 1월 첫째 주의 2.8%에서 급격히 상승한 수치이다.
2024-2025 시즌 미국에서 보고된 독감 사례 대부분은 인플루엔자 A형이다. 특히 H3N2 및 H1N1 변종이 주요 바이러스다. A형 독감은 성인에게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
더욱이 이번 시즌은 독감뿐 아니라 노로바이러스,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4중 감염(quad-demic)’ 상황을 만들고 있다.
겨울철에는 이들 바이러스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시즌의 급격한 확산은 일부 의료 기관을 마비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북텍사스도 독감 피해 심각
이번 독감 대유행은 거의 모든 주에 영향을 미쳤지만, 북텍사스 지역은 특히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텍사스주 보건복지부(DSHS)는 지난 한 달 동안 독감 환자가 4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지역 내 병원들은 환자 수가 급증하며 병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달라스 카운티(Dallas County)에서는 1,000명이 넘는 독감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300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태런 카운티(Tarrant County)에서도 독감으로 인한 입원 환자가 지난 2주 동안 5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바이러스의 변이, 백신 접종의 지연, 그리고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사회적 행동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올해 독감 시즌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스크 착용 등으로 독감 발생이 적어 사람들의 면역률이 낮아진 것도 독감에 취약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독감 증세와 예방법
독감 시즌은 3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 갑자기 시작되며 여러 가지 증상을 동반한다. 발병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증상은 다음과 같다:
- 발열 : 100°F(37.8°C)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이 독감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 기침 : 건조하고 지속적인 기침이 흔하며, 병이 진행됨에 따라 더 심해질 수 있다.
- 인후통 : 목이 간지럽거나 아픈 증상이 동반되며, 삼키기 어려운 통증이 있다.
- 몸살 : 근육통과 관절통이 자주 발생하며, 움직이기가 어려울 수 있다.
- 피로 : 독감 환자는 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때로는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 두통 : 두통이 흔하며, 전체적인 불편함을 더한다.
- 콧물과 코막힘 : 재채기와 함께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른다.
- 오한과 발한 : 갑작스러운 오한과 강한 발한도 독감의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2주 이내에 회복되지만, 어린이, 노인, 임산부, 면역력이 약한 사람 등 고위험군은 심각한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독감을 예방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다음과 같은 예방 조치를 통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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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독감 백신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다. 백신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증상의 심각성을 줄이고 합병증의 위험을 낮춘다. 6개월 이상 모든 사람에게 매년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특히 고위험군은 꼭 접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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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자주 씻기: 비누와 물로 2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를 한 후, 오염된 표면을 만진 후에는 손을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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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세정제 사용: 비누와 물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알코올이 60% 이상 포함된 손 세정제를 사용한다.
- 기침과 재채기 예절 지키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나 팔꿈치를 이용해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즉시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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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접 접촉 피하기 : 아플 때나 독감 증상이 있을 경우 공공장소나 직장, 학교에 가지 말고 집에서 휴식을 취한다.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사람과는 최소 6피트의 거리를 유지하고, 문 손잡이나 전등 스위치, 전화기 등 공공장소에서 자주 만지는 표면을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소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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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증진 :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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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 사람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이러스 전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독감에 걸렸다면, 초기 치료가 증상의 심각성을 줄이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의사 처방에 따라 복용하는 항바이러스제는 독감의 지속 시간을 줄이고, 증상이 시작된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독감은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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