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배우·CEO·코치 등 50여명 연루
- 컨설턴트 통해 2,500만달러 뇌물 제공
- 예일·스탠포드·UT 어스틴 부정입학
얼마전 한국에서 큰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 ‘SKY 캐슬’은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미국이 역대 최대규모의 입시부정 비리 스캔들에 휩싸였다.
유명 배우와 대기업 CEO 등 미국 상류층 인사들이 대학 스포츠팀 감독과 결탁한 대입 컨설턴트에게 거액의 돈을 주고 유명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킨 것이 대거 적발된 것.
이번 사건은 연방 검찰이 적발한 역대 최대 규모 입시 비리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의 대입 부정 비리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이어졌으며, 그간 학부모와 입시 브로커, 대학 코치, 대입시험 관리자 사이에 오간 뒷돈의 규모가 무려 2,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연방 검찰이 발표한 기소 내용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입시부정 관련자는 학부모 33명과 스포츠부 코치 등 대학 관계자 13명, 그리고 비리의 주모자인 대입 컨설턴트와 대입 시험 관리자 등 총 5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입학비리에는 UT 어스틴을 포함해 스탠포드대와 예일대, 조지타운 등 미국내 명문 대학들이 대거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텍사스 지역 관계자는 총 3명이다. 이 중 UT 어스틴(Austin) 남자 테니스팀(ATP) 마이클 센터(Michael Center·54) 감독도 포함됐다.
센터 감독은 UT 어스틴 테니스 팀이 NCAA 챔피언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한 실력자로 평가된다.
UT 어스틴 J.B. 버드(Bird) 대변인은 “대학 입학의 투명성은 교육기관의 필수요소이며, 우리 대학의 윤리적 기준”이라고 말하며 “연방당국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혐의를 받고 있는 또 다른 두 명은 휴스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틴 폭스(Martin Fox·62)와 니키 윌리엄스(Niki Williams·44)다. 마틴 폭스는 사설 테니스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윌리엄스는 대학시험 관리자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국을 충격에 빠트린 입시비리 스캔들의 주모자는 윌리엄 릭 싱어(William Rick Singer·58)다.
그는 2011년 설립한 ‘Key Worldwide Foundation’을 통해 부유층 학부모들로부터 2500만 달러의 돈을 받아 각 대학 입시관계자와 운동코치에게 뇌물을 뿌린 것을 확인됐다.
13일 NBC 방송은 수사자료를 인용해 싱어가 지금까지 총 761 가족의 부정입학을 도와줬다고 보도했다. NBC는 사기, 공갈, 돈세탁, 사법방해 등 여러 혐의가 적용된 싱어에게 모두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65년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액을 받은 대학 입시 관계자와 스포츠팀 코치들은 의뢰인의 자녀를 부정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마이클 센터 감독이 연루된 UT 어스틴 입시부정 사례에서 주모자 윌리엄 릭 싱어는 의뢰부모의 자녀가 테니스팀 선수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의뢰 부모는 이를 위해 50만달러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소된 학부모 중에는 ABC 방송 인기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Felicity Huffman)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플린(Lori Loughlin) 등 유명 연예인들이 포함됐다.
검찰은 이들 일당이 SAT와 ACT의 대리시험을 치거나 시험 관계자를 매수해 답안을 고치는 등의 수법으로 해당 학생의 성적을 조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은 1만 5000달러를 재단에 지불한 후 딸의 SAT 성적 조작을 의뢰했다. 허프먼의 딸은 이를 통해 SAT에서 1420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PSAT 점수보다 400점이나 오른 점수다.
매사추세츠 주 앤드루 엘링 변호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기사건의 주범은 학부모”라며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자격없는 학생들과 가족들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떨어진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스캔들은 주요 대학들의 2019년 합격자 발표를 코 앞에 둔 시점에 터져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대학들은 올해 최종 입학자 선별 과정을 재검토하는 등 향후 교육계에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