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국제사회 지원 두고도 갈등…생태계의 15∼17% 이미 파괴
- 보우소나루 정부에 여론 악화…정치적 위기로 확산 가능성
지구 산소의 20%를 생산하며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대형 산불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아마존 열대우림 생태계의 15∼17%가 이미 파괴됐으며, 훼손율이 20∼25%에 이르면 열대우림이 초원지대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으나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진압을 돕기 위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 등 G7(주요 7개국)은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에 총 2,000만 유로를 즉각 지원하기로 했다. G7이 지원하는 자금은 대부분 화재 진압용 항공기를 브라질을 비롯해 아마존 열대우림을 끼고 있는 국가들에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G7 정상들은 장기적으로 아마존 등 열대우림 훼손을 막기 위한 중장기 이니셔티브를 출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브라질의 열대우림 복원과 산림자원 보호 등 활동을 위해 1,000만 파운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브라질 대선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공약했고, 이른바 ‘아마존 주권’을 강조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두고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아마존 산불 진압을 위한 국제사회 지원의 배후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다른 목적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히카르두 살리스 환경부 장관은 “국제사회의 지원은 감사하지만, 그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브라질 정부와 국민이 정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부 장관은 “어느 나라나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반박하면서,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브라질의 이미지를 해치려는 기회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브라질의 환경 전문가들은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이 불과 1개월 만에 최악의 사태로 번진 데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환경보호보다 개발을 우선하는 정책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