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주지사 그렉 애벗(Greg Abbott)의 행정명령에 따라 텍사스 병원은 환자에게 시민권 소지 여부를 물어야 한다.
- 정보 수집은 11월 1일부터 시작되며, 2025년 3월 1일까지 주에 보고되어야 한다.
- 환자는 시민권 소지 여부를 묻는 병원의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하는 건 아니다.
11월 1일(금)부터 텍사스주 내 모든 병원에서 환자의 시민권 소지 여부를 묻게 된다.
지난 8월 그렉 애벗(Greg Abott) 텍사스 주지사는 텍사스 병원에게 환자들의 시민권 여부를 확인할 것을 명령했다.
애벗 주지사는 불법 이민자에게 쓰이는 치료비용을 파악해 바이든 행정부에 부담시키고, 텍사스 주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 의료비용을 환급받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8월 성명에서 애벗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개방적 국경 정책’으로 텍사스는 불법 이민자들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했다”며 “텍사스 주민들이 불법 이민자들의 의료비를 재정적으로 지원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환자들이 시민권 소지 여부를 묻는 병원의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하는 건 아니다. 애벗의 행정명령은 환자들이 이 질문에 법적으로 답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텍사스 병원협회는 주정부 조치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11월 1일부터 병원이 수집한 데이터는 2025년 3월 1일까지 주에 보고해야 하며, 이후 분기별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병원들은 주 메디케이드 보험료 지급을 받지 못하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명령이 실제로 의미 있는 수치를 산출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텍사스는 미국에서 건강 보험을 들지 않은 무보험자가 가장 많은 주다. 텍사스 주민 약 3천만명 중 18%가 무보험 상태이다.
또한 텍사스에는 많은 수의 불법 이민자가 있다. 2021년 퓨 리서치 센터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에는 160만명의 불법이민자가 거주중이다.
그렇다면 전체 무보험인구 중 불법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 행정부에서 정책 및 예산 자문을 맡았던 찰스 밀러 고문은 텍사스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텍사스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당한 수의 불법 이민자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다수가 아니다”며, 무보험자의 대다수는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사람들임을 강조했다.
밀러는 해당 인터뷰에서”텍사스 무보험자의 약 14%, 즉 68만 명 가량이 불법 이민자”라고 밝혔다.
이 뿐 아니다. 지난 수년 간 발표된 공식 통계에 따르면 메디 케이드 등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불법 이민자들은 보험이 없는 미국 시민권자보다 병원 이용이 적은 것이 확인됐다.
병원에 재정적 부담을 주는 것은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 ‘무보험자’라는 의미다.
한편, 텍사스 병원 협회에 따르면 텍사스 병원들은 무보험자 의료 서비스 비용으로 연간 31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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