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주 기자=코리아타임즈 미디어】
“살기 위해 떠났지만, 결국 다시 돌아갔습니다.”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 한 문장은 저자의 삶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연광규 목사는 2004년 생존을 위해 북한을 탈출했으나 복음을 알게 된 후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1년 만에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결단을 내렸다. 자유를 맛보았기에, 여전히 억압 속에 신음하는 동족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다시 북한 땅에서 지하교회 사역을 이어가다 2012년 두 번째 탈북을 감행했고, 이후 한국과 미국을 거쳐 현재는 달라스에서 남침례교단 최초의 탈북민 목사로서 사역하고 있다.
북한 출신 탈북민이자 선교사, 달라스침례신학교(DBU) 석사과정 유학생이자 목회자인 연광규 목사(45)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소설 『틈새너머 1 – 끝나지 않는 겨울』을 출간했다. 단순한 자서전을 넘어, 북한 주민들의 현실과 복음 통일에 대한 비전을 문학의 형식으로 담아낸 책이다.
책은 2025년 7월 1일 출판사 ‘좋은땅’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표지를 넘기면 한 인물의 이야기 같지만 곧 독자는 민족의 비극과 개인의 절망, 그리고 영혼의 회복이라는 묵직한 서사와 마주하게 된다.
주인공을 통해 그려지는 저자의 삶 “회고가 아닌 고백”
1980년 북한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연 목사는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군인으로 복무하던 중 북한 체제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굶주림, 가족의 해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겪으며 그는 2004년 첫 탈북을 감행했고 중국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다.
신앙의 확신 속에 2005년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지하교회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2012년 다시 발각의 위험 속에서 두 번째 탈북을 감행하게 된다. 이후 한국에 입국해 신학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 남침례교단 최초의 탈북민 목사로 안수받았다.
『틈새너머 1 – 끝나지 않는 겨울』은 이처럼 고난과 사명을 오롯이 품은 저자의 삶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의 여정은 ‘주인공 성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소설 형식으로 펼쳐진다.
가난과 죽음, 체제 선전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철’은 점차 세상의 진실을 깨닫고, 믿음을 향해 나아간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은 실제 북한 사회에서 저자가 만난 인물들이다.
연광규 목사는 “이 책은 회고가 아니라 기도이며, 내 인생 전체를 하나님께 바치는 고백”이라고 밝혔다.
분단 현실을 문학으로 담아… “한국 소설의 새로운 지평”
출판사 좋은땅은 “단순한 북한 실상 고발이나 간증을 넘어선 문학 작품으로서의 품격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정제된 문장과 상징적인 표현, 깊이 있는 서사 구조가 ‘한국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것이다.
실제로 『틈새너머』는 북한 실상을 묘사하면서도 한 개인의 신앙과 사명을 중심축으로 삼아 독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한다.
제목에 담긴 ‘틈새’는 단절된 현실 속에서도 비집고 들어오는 ‘희망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특히 책의 마지막에 적힌 연 목사의 기도는 이 책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이 누군가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다시 붙들게 하고,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며, 북녘 땅에서 신음하는 영혼들에게는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모든 이야기를 통해 오직 하나님께서 홀로 영광 받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신앙과 문학, 그리고 시대적 소명을 함께 품다
태런카운티 율레스에 위치한 새빛침례교회(담임목사 김형민)에서 부목사로 사역 중인 연광규 목사는 북한 복음화를 위한 비전 단체 ‘VISION FOR REUNIFICATION’ 법인 그룹의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신앙인뿐 아니라 한반도의 역사와 통일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 그리고 인간 존엄의 가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책은 한 사람의 회고록이자, 한 민족의 아픔을 증언하는 문학적 고백이다.
페이지를 덮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자유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고, 그 자유를 나누는 삶의 방향으로 자신의 나침반을 돌리게 될 것이다.
“자유는 당연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누리고 있는 오늘이, 누군가에겐 기적입니다.”
최윤주 기자 editor@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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