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경찰 수사 관련 조사 촉구 국민청원 글 올려
전 남편을 살해ㆍ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현 남편 A(37)씨가 자신의 친아들 과실치사 혐의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유정 의붓아들 사망사건 관련 청주상당경찰서의 부실, 불법 수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이에 관한 민갑룡 경찰청장님의 답변을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A씨는 자신의 친아들이자 고유정의 의붓아들인 B(5)군의 의문사와 관련해 경찰로부터 용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억울하고 또 억울하다. 분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가장 아쉽고 분통터지는 점은 경찰이 처음부터 저만을 피의자로 지목했다는 것”이라며 “제가 아들을 살해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더욱 기가 막힌다. 친부인 저와 계모인 고유정만 있는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누가 더 의심을 받아야 하겠냐”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아이 옆에서 잠을 잤다고 해 저만 의심을 받는다는 것이 말이나 되냐. 설령 제가 의심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 최소한 고유정과 제가 모두 동등한 피의자로 고려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A씨에 따르면 경찰 수사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A씨는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아이의 사인이 압착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부검감정서를 받고도 고유정에 대해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결국 고유정은 유유히 제주도로 건너가 전 남편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6살짜리 어린이가 167㎝, 60㎏에 불과한 제 다리나 몸에 깔려서 질식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말이나 되는 소리냐. 의사들의 소견과 사례를 찾아봤지만, 모두들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런 사례는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며 “오직 고유정과 고유정의 말을 철썩 같이 믿는 청주상당경찰서만이 과실치사의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경찰이 자신의 과실치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고유정과의 대질신문 시 잠버릇에 관한 고유정의 말을 신뢰하는 태도를 보이며, 자신들의 입장을 끝까지 고수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며 “내가 어떻게 하든, 뭐라고 하든, 경찰들은 계속 과실치사로 몰아가겠다는 생각이 들어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신뢰는커녕 사실상 고유정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억울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경찰은 고유정의 철저한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면피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혐의로 저를 두 번, 세 번, 열 번도 더 죽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갑룡 경찰청장을 향해 “수사 과정에 있어서 잘못됐거나 빠뜨렸거나 은폐한 것은 없는지 부실, 불법 수사 의혹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해 주시기 바란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고 청원했다. 해당 청원은 청원 게시 당일 1만7,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이번 청원에 관한 경찰의 공식 입장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B군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일과 4일 A씨와 고유정을 각각 살인 혐의로 입건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달 13일 A씨 혐의를 살인에서 과실치사로 변경했고, 24일엔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