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홍콩 악재에 안전자산 선호 가속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글로벌 악재가 이어지면서 13일 원/달러 환율이 1,220원선을 넘어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0원 오른 1,22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3월 2일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3.3원 오른 1,219.5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219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다 오후 3시께부터 상승 흐름을 타더니 1,222원대까지 뛰어올랐다.
미중 갈등, 홍콩 악재 등 원화 약세 재료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장 마감을 앞두고 역외에서 달러 매수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물린다고 한 데다 고위급 무역 회담을 취소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을 내놓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강경 진압에 반발한 홍콩 시위대가 전날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한 일은 원화 약세 재료가 됐다. 시위가 더 격해지면 중국이 홍콩에 병력을 투입할 수 있고, 이 경우 외국계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가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또 아르헨티나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포퓰리즘 성향의 후보가 친(親) 시장주의 성향의 후보를 앞질러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점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2주가량 남은 가운데 홍콩발 악재도 가세하며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160.96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1,153.94원보다 7.02원 올랐다. 미중 무역갈등이 확전한 가운데 중국과 인접한 지역인 홍콩에서 시위가 격화된 영향 등에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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