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 ‘아마존의 선택’ 표시된 제품도 연방 안전기준 미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미국 사이트(amazon.com)에서 팔리는 상품 중 수천 건이 금지됐거나 안전하지 않은 제품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팔리는 상품 중 4천152건이 연방기관이 안전하지 않다고 발표하거나 금지한 품목, 또는 기만적인 설명이 붙은 품목이었다.
또 이 중 적어도 2천 개의 장난감과 의약품 품목은 어린이 건강에 끼칠 해악에 대한 경고가 없었다.
판매 중인 품목 중 최소 157개는 아마존 스스로 판매를 금지했다는 제품이었다. 여기에는 미 식품의약처(FDA)가 유아들을 질식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수면 매트도 포함돼 있었다.
또 WSJ이 시험 업체에 의뢰해 아마존에서 구매한 어린이 상품 10개를 시험한 결과 4개 제품이 연방 안전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개 제품은 납 수치가 연방 상한선을 초과했다.
이들 10개 제품 중 상당수는 ‘아마존의 선택'(Amazon’s Choice)이라고 홍보되고 있는 것이었다.
WSJ은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많은 사람이 이 회사를 충분히 안전한 제품을 판매하는 대형 할인매장처럼 여기지만, 실제로 아마존은 벼룩시장처럼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아마존은 수백만 명의 제3자 판매업자들의 물품에 대해 제한된 관리만 수행하고 있으며, 업자 중 상당수는 신원을 알 수 없거나 중국에 있고 거의 (제품)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WSJ이 아마존에 이런 부적합 제품 명단을 알려준 뒤 아마존은 4천152개 제품 중 57%를 판매 목록에서 빼거나 제품 설명을 수정했다.
아마존은 제품 목록을 검토한 뒤 이에 대해 조치를 했다며 아마존의 회사 정책은 모든 제품이 법률이나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마존에서는 안전이 최우선 순위의 가치”라고 밝혔다.
아마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자동화된 툴을 이용해 수억 개의 품목을 몇 분마다 한 번씩 검사해 아마존에 등록할 판매자를 걸러내고 의심스러운 제품이 등록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이 툴을 이용해 지난해에만 30억 개 품목을 걸러냈다.
WSJ은 “자사 사이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려는 아마존의 노력은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방대한 자체 플랫폼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논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