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김건사 회장이 취임하면서 내홍을 걷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달라스 한국노인회는 수년간 점철된 분란의 그림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부터 파행과 분열이 이어져온 달라스 한국 노인회 내홍 이면에는 ‘노인회관 증축자금’이 존재한다.
‘증축자금’을 중심으로 한 노인회 싸움은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진행중이다. 지난 17일(토) 열린 11월 월례회에서 김건사 회장은 임기 중 해결하지 못한 현안으로 ‘증축자금 반환 소송’을 꼽았다.
문제의 발단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임기 막바지에 있던 이종국 노인회장이 일부 전직회장단과 함께 ‘미덥지 못한 신임회장단으로부터 증축자금을 지키겠다’는 명분 하에 공적자금 인출권한을 5명의 전직 회장단 명의로 임의변경하면서부터 ‘증축자금’은 노인회 분란의 핵심이 되어 왔다.
2015년 6월 하재선 전임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취임했을 때만해도 노인회 증축자금으로 이어져온 C/D는 5만 2,000달러 원금에 이자가 더해서 5만 5,000달러 이상으로 증액한 상태였다.
그러나 현재 잔액은 2만 9,243.24달러. 수십년간 내려온 노인회 재산이 하재선 전 회장 임기동안 절반이 넘는 2만 5,000달러 가량이 소비된 셈이다. 노인회 증축자금은 회칙에 인출권한과 사용 용도를 기입해놨을 정도로, 사용이 금기시 돼 왔다.
문제는 남은 잔액 마저도 현 노인회 소유가 아니라는 점이다. 하재선 전 회장이 CD계좌를 하재선·이세용·오흥무·유중열·손이재 등 5인의 이름으로 명의변경해, 김건사 회장은 지난 1년 6개월동안 C/D 계좌 세부 내역 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노인회 공금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하재선 등 5인이 신임 임원진에게 계좌 권한을 넘기든지, 재판을 통해 인계받는 방법밖에 없다.
합리적인 방법은 계좌권한 인계. 그러나 이세용·오흥무·유중열·손이재 회원의 동의서명은 이뤄졌으나 하재선 전 회장의 서명이 없어 불발에 그쳤다.
결국 노인회는 지난 7월 하재선 직전회장에게 증축자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소송은 내년 2월 심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하재선 직전 회장은 ‘노인회관 신축 후원금 의혹’도 받고 있다.
하재선 전 회장은 2016년 3월 기자회견을 자처, “현재의 노인회관 본관건물을 허물고 회의실 뒤에 건물을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2만 2천여 달러의 모금액이 모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확인 결과 당시 모 은행에 개설됐던 건축자금은 최대 2만 6000달러까지 입금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건사 회장은 “수만달러의 돈이 어떻게 모금됐는지, 한인사회 누가 얼마를 후원했는지 등 간단한 메모조차 없다”며 “들리는 말에 의하면 건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후원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인출해갔다고 하는데, 후원자 명단이 노인회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기부금 반환여부를 확인조차 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은행 기록에 따르면 하재선 전 회장은 2만 6000 달러의 건축자금을 두 번에 걸쳐 인출했다. 은행 계좌는 2017년 4월말 노인회 선거가 불발된 직후인 5월 1일 해지됐다.
노인회 회원들에 따르면 하재선 전임 회장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편 지난 17일(토) 신임회장 선출을 예고했던 노인회는 입후보자 미등록으로 표류될 위험에 처했다. 이날 노인회 이사진은 신임회장이 나올 때까지 김건사 현 회장의 임시체제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후보 부재 사태의 원인이 “현실적이지 못한 회칙규정에 있다”고 분석한 김건사 회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회칙을 개정, 합리적인 선거 터전을 마련한 후 회원들이 원하는 좋은 인재를 신임회장을 추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자신의 임기동안 해결하지 못한 현안으로 △제24대 회장 선출 △증축자금 반환 소송 △노인회 차량 소유 이전을 꼽았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