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한인회(회장 김성한)가 캐롤튼 코리아타운 지정과 관련한 텍사스 코리아 타운 번영회 (The Korea-Town Development Initiatives. 이하 텍사스 번영회)의 독자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2023년 12월 취임식에서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을 제39대 한인회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밝힌 김성한 회장은 임기를 시작한 2024년 1월부터 6월까지 다섯차례에 걸쳐 캐롤튼 코리아타운 개발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달라스 한인회 “번영회, 한인회 배제한 채 캐롤튼 코리아 타운 추진”
그러나 7월 11일(목) 박영남 회장이 위촉된 후 텍사스 번영회는 캐롤튼 시를 별도 접촉하며 캐롤튼 지역 코리아타운 지정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해왔다.
일례로 텍사스 번영회는 8월 8일(목) 캐롤튼 아시아타운 관계자 및 점주, 은행 대표자 등을 초대해 ‘캐롤턴 코리아 타운 지정 논의(Discuss the Designation of Korea Town in Carrollton)’라는 주제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텍사스 번영회 김현겸 이사가 진행한 ‘캐롤턴 코리아 타운 지정 논의’에서는 캐롤튼 코리아 타운의 지리적 범위를 올드 덴튼(Old Denton Rd)을 기준으로 남과 북 어느 도로까지 할 것인지, 아시아타운(Asia Town)과 코리아타운(Korea Town) 중 어느 쪽이 정식명칭으로 합당한지, 코리아타운 조성에 필요한 재정 조달을 어떤 식으로 추진할 것인지 등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의제로 다뤄졌다.
달라스 한인회는 “이 날 행사와 관련해 사전에 텍사스 번영회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게 없으며, 간담회 이후에도 관련내용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텍사스 번영회는 ‘캐롤튼 코리아타운 지정 요청서’라는 제하의 공식 문건을 작성하기도 했다.
8월 29일(목) 날짜로 작성된 이메일의 수신자는 캐롤튼 스티브 바빅(Steve Babick) 시장이다. 문건 말미에는 박영남 회장의 사인과 H마트가 입주해 있는 아시안 타운 센터를 대표한 정창수 GP(General Partner)의 서명을 첨부해 공신력을 더했다.
요청서의 첫 문장에는 “캐롤튼 지역 한인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텍사스 번영회”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코리아 타운 지정과 관련한 한인타운의 요구사항을 기재한 문건에서 텍사스 번영회는 자신들이 “한인 커뮤니티의 협력과 지지를 얻고 있다”며 캐롤튼 시의회에 “프로젝트의 진전을 위해 필요한 자원과 인력 할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We have engaged with various property owners, business leaders, and community organizations in the area, and there is strong support for this initiative.(우리는 이 지역의 다양한 부동산 소유주와 비즈니스 리더, 커뮤니티 조직과 협력하고 있으며, 그들은 우리 번영회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We respectfully request that the City Council evaluate this proposal and allocate the necessary resources and staff efforts to support the next steps in this designation process.(우리는 시의회가 이 제안을 검토하고, 다음 단계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과 인력할당을 정중히 요청한다.)
해당 메일은 스티브 바빅 시장에게 발송되기 전 해당 문건을 보게 된 달라스 한인회 김성한 회장이 제동을 걸어 발신이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한 회장은 “박영남 회장이 캐롤튼 아시안 타운 센터의 정창수 GP의 서명이 포함된 서류를 달라스 한인회와 어떠한 상의도 없이 제출하려고 했다”며 해당 문건 발송을 저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달라스 한인회를 배제한 텍사스 번영회의 독자 행보가 지속되자 김성한 회장은 8월 31일(토) 박영남 회장을 대면해 달라스 한인회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성한 회장은 “소수의 인원이 참석하여 결성된 텍사스 번영회가 달라스 한인사회를 대표하여, 심지어 달라스 한인회를 제외한 상태로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 작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명확한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번영회 주최 13일(목) 오찬모임, ‘문제 공론화 촉발’
물밑 작업으로 사태를 해결하려 했던 달라스 한인회가 태세를 전환해 문제를 공론화 시킨 데는 텍사스 번영회가 준비한 9월 13일(금) 오찬모임이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텍사스 번영회는 박영남 회장 이름으로 된 초대장을 한인사회 주요인사들에게 배포했다. 9월 13일(금) 오찬 모임을 알리는 초대장에는 “We will prepare lunch for those who work hard for the development of koreatown(코리아타운 발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을 위해 점심을 준비했다)”고 적혀있다.
코리아타임즈 미디어가 초대장을 받은 건 9월 5일(목)이다. 초대장을 전달한 달라스한인상공회 관계자는 “단순한 오찬모임이 아니라 식순에 따라 행사가 진행되는 자리”임을 알렸다.
또한 “캐롤튼 스티브 바빅 시장도 참석해 코리아타운 지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며, 달라스 한인회장도 인사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공회 관계자와의 통화 직후 달라스 한인회 김성한 회장에게 확인한 결과 달라스 한인회는 해당 초대장을 받지 않은 상태였고, 심지어 행사가 진행되는 9월 13일 김성한 회장은 민주평통 미주지역회의 참석차 한국에 나가있는 일정이라 참석조차 불가능했다.
달라스 한인회가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 작업과 관련한 텍사스 번영회의 독자 행보를 공론화한 건 이 때부터다.
**[참고 1] 김성한 회장은 코리아타임즈 미디어와의 통화가 있은 후 텍사스 번영회로부터 초대장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김성한 한인회장 “번영회, 대표성 없다” 공식 선언
캐롤튼 시 “한인회 참여없이 공식 조치 없을 것” 화답
김성한 회장은 9월 5일(목) 언론 공지를 통해 “텍사스 번영회가 (캐롤튼 코리아타운 지정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달라스 한인회를 배제하고 있다”며 “텍사스 번영회가 코리아타운 추진의 대표성을 띠고 활동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번영회가 한인회와 협의없이 코리아 타운 지정문제를 주도하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코리아 타운 지정은 번영회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되며, 달라스 한인회가 대표 단체로 주도해야 하는 일”임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8월 31일(토) 텍사스 번영회 박영남 회장을 만나 달라스 한인회의 강경한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독단적 진행’을 이어가고 있는 텍사스 번영회의 행보에 우려를 표하며 “이는 달라스 한인회의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못박았다.
캐롤튼 시에도 공식서한을 통해 달라스 한인회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달라스 한인회는 지난 9월 6일(금) 캐롤튼시 스티브 바빅(Steve Babick) 시장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텍사스 번영회가 캐롤튼시와 접촉해 코리아타운 지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해당 사업의 추진 창구를 달라스 한인회로 일원화 할 것을 정식 요청했다.
달라스 한인회는 이메일에서 “텍사스 번영회는 기존 한인 단체들에 의해 결성된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 단체는 단 6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달라스 한인 사회를 대변할 권한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스 한인회와의 사전 협의 없이 캐롤턴 시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해 왔다. (중략)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향후 모든 조치들은 달라스 한인회를 통해 조율해 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스티브 바빅 캐롤튼 시장 또한 달라스 한인회의 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9월 7일(토) 이메일을 통해 “잘못된 소통(This was indeed a miscommunication with the City)”을 인정한 스티브 바빅 시장은 “달라스 한인회의 직접적인 참여없이 공식적인 조치를 진행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참고 2] 달라스 한인회의 사건 공론화 이후인 6일(금) 박영남 회장은 코리아타임즈 미디어와의 통화에서 “스티브 바빅 시장에게 13일 오찬 모임 불참을 우회적으로 권유했고, 참석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텍사스 번영회 박영남 회장 “한인회 나선다면 뒤에서 응원”
텍사스 번영회 박영남 회장은 “달라스 한인회가 캐롤튼 코리아타운 지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걸 몰랐다”고 항변한다.
박영남 회장은 6일(금) 코리아타임즈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달라스 한인회가 이 일을 진행하지 않는 줄 알았다”고 말하며 “시정부 행정을 많이 겪은 경험자로서 캐롤튼 코리아타운 지정과 관련한 길이 보이는데 추진이 되지 않는 것 같아 텍사스 번영회 회장 위촉 이후 빠르게 일을 진척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을 위해 한인사회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달라스 한인회가 앞장선다면 뒤에서 응원하며 도울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캐롤튼 코리아타운, 2023년 봄부터 추진…캐롤튼시 “매우 긍정적”
북텍사스 한인사회 위상 증진에 이정표가 될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사업은 2023년 봄부터 시동을 걸었다.
캐롤튼 시와 주달라스 출장소, 캐롤튼 아시안 타운 센터 관계자를 중심으로 추진사업이 모색된 이래 캐롤튼 시는 지금까지 20회 이상의 논의를 한인 커뮤니티와 진행해왔다.
달라스 한인회가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건 제39대 달라스 한인회 임기가 시작한 2024년 1월부터다.
김성한 회장은 2023년 12월 15일(금) 열린 취임식에서 제39대 한인회 역점사업으로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사업을 꼽았다.
당시 김성한 회장은 취임사에서 △달라스 로열레인을 중심으로 한 달라스 코리아 타운 상징물 설치작업은 지금껏 이 사업을 진행해온 달라스 한인 상공회와 협력하고 △캐롤튼 코리아 타운 지정 작업은 달라스 한인회가 앞장서 미 전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한인 경제타운을 코리아 타운으로 조성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제39대 달라스 한인회는 1월 8일 스티브 바빅 시장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월 13일 △1월 22일 △5월 8일 △6월 18일 등 5차례에 걸쳐 자체 논의 및 캐롤튼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구체적 협의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캐롤튼 스티브 바빅 시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캐롤튼 시는 코리안 타운 지정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의사를 밝혀온 바 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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