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행사진에 강한 비난 쏟아지자 사과
텍사스주에서 말에 올라탄 백인 경찰관들이 체포한 흑인 노숙자를 밧줄로 묶어 끌고 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치 남북전쟁 이전 흑인 노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 가뜩이나 트럼프 정부 들어 한층 가열된 인종 갈등에 기름을 끼얹자 경찰은 황급히 사과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도널드 닐리(43)는 지난 3일 텍사스주 갤버스턴에서 건물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브로시’와 ‘스미스’라는 이름만 알려진 두 백인 경찰관은 말과 밧줄을 가지고 있었지만 붙잡은 닐리를 태워갈 순찰차는 없었다.
옅은 색 카우보이모자를 쓴 두 경찰은 닐리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파란색 밧줄을 수갑에 묶었다. 그러고선 말에 올라타고 닐리를 한 블록 떨어진 경찰서까지 데리고 갔다.
닐리는 두 손이 뒤로 묶인 채 앞서가는 말 꽁무니를 따라 터벅터벅 도로 위를 걸었고, 길 가던 사람이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 사진을 본 흑인들은 1800년대 미국 남부에서 도망치다 붙잡힌 흑인 노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며 경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버넌 헤일 갤버스턴 경찰국장은 “이번 체포는 닐리에게 불필요한 당혹감을 줬다”며 황급히 사과했다.
헤일 서장은 성명에서 “두 경관은 잘못된 판단을 했다. 체포 장소에서 경찰차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다”고 질책했다. 그는 그러나 브로시와 스미스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후폭풍은 우리에게 흑인에 대한 경찰의 처우와 관행이 어떠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며 “이 체포 기술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닐리는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는데, 닐리의 가족에 따르면 그가 정신질환이 있다고 NBC 뉴스가 전했다. 닐리의 변호사는 “경찰이 닐리를 다룬 방식은 역겨웠다. 가족은 몹시 속상했다”면서 자신 역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