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여분 만에 끝난 취임식, 바로 업무 돌입
- 회의실서 간소하게 진행
- 취임식서 ‘제도적 통제·개혁’ 강조
- 검찰 측 고위직은 1명만 참석
9일 오후 4시 30분 과천 법무부 청사 7층 대회의실. ‘제66대 조국 법무부 장관 취임식’이라는 플래카드를 뒤로하고 조 장관이 단상에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족과 관련된) 의혹만으로 임명을 안 하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임명장을 수여한 지 2시간 30분 만에 열린 취임식이었다.
조 장관의 등장에 법무부 직원들이 박수를 치고, 한 직원은 ‘환영’이라는 글자를 서류철에 끼워 펼쳐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가족에 대한 수사 등 어려운 상황에서 임명된 점을 의식한 듯 웃지도, 미소를 짓지도 않았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취임 일성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 검찰 개혁의 법제화,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한 수사 통제 등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독 기능 실질화”를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 권력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도적 통제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검찰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강한 힘을 가진 권력 기관들에 대해 민주화 이후 통제 장치가 마련됐고, 권력이 분산됐으나 검찰만은 많은 권한을 통제 없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사회에서 특정 권력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그 권한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다면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 개혁을 시민들, 전문가들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법무·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법무부가 법무부의 일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의 논리와 인적 네트워크로 움직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수사를 하고, 법무부는 법무부의 일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위한 ‘법무부의 일’로 인사권 행사, 수사 통제 등을 꼽은 만큼 향후 검찰 인사권을 어떻게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 장관은 그간 여러 저작을 통해 검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인사권을 통해 검찰을 바꿔야 한다”는 지론을 밝혀온 바 있다.
조 장관은 검찰개혁이 자신의 ‘소명’이라는 점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오늘 제게 주어진 기회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께서 잠시 허용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제 허물과 책임, 짊어지고 가겠다. 젊은 세대들이 저를 딛고 오를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먼저 밝혀둔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지금 안 하면 언제 될지 모르는 일이어서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며 “오직 소명으로 일하겠다”고도 밝혔다.
조 장관은 “개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되었다”면서도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취임만으로도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무언의 압박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공정하게 처리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국을 뒤흔든 끝에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은 단 10여 분 만에 끝났다.
법무부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장관의 뜻”이라며 평소 산하 위원회 회의실로 쓰는 공간에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열었다. 직원들에게 참석하라는 공지 역시 따로 띄우지 않았다.
검찰 기관장 중에서는 김영대 서울고검장만 참석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불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엔 당시 검찰 간부였던 봉욱 대검 차장과 조은석 사법연수원 부원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 등이 참석한 것과 대조된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신 별도로 인사차 만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윤 총장은 조 장관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은 취임 인사도 생략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