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운동 나갔다 부상 사망, 사건 5년만에 DNA로 체포
▶ 1급살인 평결…종신형 될듯
80대 한인 할머니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인면수심의 용의자에게 7년 만에 유죄평결이 내려져 종신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가주 지역매체 EB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월28일 북가주 엘세리토에서 한인 권순이(당시 81세) 할머니를 납치, 강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조나단 잭슨(37)이 지난 26일 콘트라코스타 수피리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7년 전이던 2012년 1월28일 새벽 운동을 나갔다가 엘세리토 플라자 인근 빅 오 타이어 주차장에서 머리 부상과 성폭행 피해를 당한 권씨는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다 결국 6개월 뒤에 사망했다.
수년간 미제사건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던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9월 피츠버그에서 차량절도 용의범으로 잭슨이 체포되면서 풀렸다. 리치몬드 경찰이 채취해둔 권씨 사건 가해자 DNA와 잭슨의 것이 일치하면서 꼬리가 잡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피고측 변호인 에반 쿨룩은 잭슨이 성폭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쿨룩은 “잭슨이 시체에 집착하는 성도착증을 앓고 있었다”면서 “당시 술에 만취한데다가 마약 LSD까지 복용한 잭슨이 누군가의 폭행으로 숨져 있는 권씨를 발견하고 시신 위에서 자위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납치,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이다.
한 달 가까이 진행된 배심원 재판에서 권씨의 사인이 쟁점이 됐다.
잭슨 변호인은 권씨의 식도에서 종양이 발견됐으며 폐렴이 사인이라는 의료진의 소견을 증거로 제시하며 폭행 사실이 권씨의 사망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부검보고서에 권씨의 사인은 ‘미확인(undetermined)’으로 남아있다.
검찰은 잭슨(당시 앤티옥 거주)이 리치몬드의 사촌 집에서 벌인 도미노 게임으로 돈을 잃자 화가 난 상태로 소변을 보기 위해 골목에 나섰다가 권씨를 발견하고 성폭행했다고 반대론을 폈다.
이날 12명의 배심원단도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모두 잭슨의 1급 살인죄를 인정, 유죄평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잭슨은 가석방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