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주 기자 = 코리아타임스 미디어] 미국의 계란 가격이 다시 상승하며 한 타(12개)당 평균 $6.23이라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조류독감이 잠잠해진 상황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매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소매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부활절과 같은 명절 시즌이 겹치면서 수요가 계속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은 지역별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대체 식재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도매가 하락에도 소매가는 상승 = 당초 전문가들은 도매가가 하락세를 보인 만큼 3월 중순부터 소매가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유통 시장에서는 계란값 정상화가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칸소대 농업경제학자 제이다 톰슨 교수는 “도매가 하락이 월말에 시작되어 평균값에 영향을 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며 “소매업체들이 가격을 즉시 낮추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조류독감 여파 완화됐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 =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전국 평균 계란 가격은 1년 전의 $2.25에서 두 배 이상 오른 $4.95를 기록했다. 이는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수천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되며 계란 공급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으로 인해 도살된 산란계 수는 3,000만 마리 이상이다. 그러나 3월에는 210만 마리만이 도살됐고, 그 중 산란계는 없었다.
하지만 감염 농장의 복구는 예상보다 느렸다. 병아리를 다시 키워 산란을 시작하기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공급 회복이 더딘 상태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3월 1일 기준 산란계 수는 약 2억8,500만 마리다. 1달전(2억9,300만 마리)보다 줄었고, 발병 전(3억1,500만 마리)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 트럼프 대통령, 계란값 하락 자화자찬, 그러나 =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도매가 하락을 자신의 정책 성과로 자찬했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조류독감 대응책이 단기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예방 조치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계란값 하락을 정치적 승리로 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지만, 결국 모든 사람들에게 손해”라고 톰슨 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백악관 부활절 달걀 굴리기 행사에서도 고가의 계란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계란 농가들은 매년 이 행사에 3만 개 이상의 계란을 기부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계란을 활용한 부활절 놀이로 전환하고 있다.
◇ 지역별 계란값 차이 커 = 시장조사기관 Datasembly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계란 가격이 다소 하락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평균치보다는 높은 상태다. 3월 16일 주간 미국 내 평균 계란값은 5.98달러였고, 3월 30일 주간 평균은 5.51달러였다.
계란값은 조류독감 피해 지역과 각 주의 동물 복지법에 따라 가격 차이는 여전히 크다. 지역별로 최대 $4 이상 차이를 보인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등 일부 주는 동물복지법 등 지역 규제 영향으로 가격이 더욱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하와이: $9.73 (전국 최고가)
- 플로리다: $6.36
- 앨라배마: $6.12
- 네바다: $6.07
- 캘리포니아: $6.05
- 텍사스: $5.43
◇ 텍사스 계란 평균 가격 138% 급등 = 텍사스 주도 예외는 아니다. 텍사스 A&M 애그리라이프(Agrilife)에 따르면 텍사스 내 계란 평균 가격은 지난해 1.79달러에서 4.25달러로 137.7% 급등했다. 도매가는 한때 6.14달러까지 치솟았다.
2025년 4월 첫째주 기준 달라스-포트워스(Dallas-Fort Worth) 지역의 경우 일부 대형마트에서 계란 한 판(1dozen)에 3.99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공급 부족으로 인한 구매 제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텍사스 내 외식업계도 계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 식당은 아침 메뉴에 계란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서차지(surcharge)를 부과하고 있으며, 메뉴 조정도 불가피해졌다. 대표적으로 사우스 텍사스 지역 체인인 ‘타코 팔렌케’는 계란이 포함된 아침 메뉴에 대해 추가 요금을 도입했다.
USDA는 2025년 한 해 동안 계란 가격이 추가로 20%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거대 계란 기업, 반독점 조사 = 전국 계란 공급의 20%를 차지하는 ‘캘-메인 푸즈’는 최근 미 법무부 반독점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조사에 협조 중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3월 1일 마감된 분기에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5억850만 달러를 기록했고, 매출은 14억2,000만 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수익 증가는 계란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다.
현재까지 조류독감으로 인해 미국 내 1억6,800만 마리 이상의 가금류가 도살됐으며, 대부분이 산란계였다. 바이러스는 철새의 배설물 등을 통해 쉽게 전파되며, 최근에는 낙농 소에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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