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7만달러 받고 위장 결혼 알선 … 96명 기소, 50명 체포
미 전역에서 이민자 체포수가 가장 많고, 불법 체류자 및 추방 이민자 수도 월등히 높은 텍사스가 이번엔 ‘결혼 이민 사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월) 연방이민세관단속국은 텍사스 전역에서 결혼이민사기를 벌여온 대규모 사기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휴스턴에서 적발된 결혼이민사기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베트남계 커뮤니티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여온 이들은 시민권자와의 위장결혼을 알선, 1인당 5만달러에서 7만달러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법은 치밀했다. 결혼 알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웨딩사진을 찍고 앨범까지 제작했으며, 혼인신고와 이민국 인터뷰에서 진짜 부부처럼 보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등 이민당국을 일 수 있는 교육까지 실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주권을 받기 위해 결혼을 위장한 가짜 부부는 혼인 신고 전에 잠깐 만나 이민서류에 필요한 작업을 했으며, 결혼신고 후에 함께 살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에게서 돈을 받고 배우자 초청에 응한 시민권자들은 외국인이 지불한 알선비 중 일부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기에 연루된 일당은 100명에 달한다. 연방당국은 결혼 및 이민사기 혐의 등 총 206건의 혐의로 96명을 기소했으며, 이 중 결혼 중개업체 대표 애쉴리 엔 누엔(Ashley Yen Nguyen. 53)을 비롯한 50명을 체포했다.
검거된 이들은 지난 달 30일 연방 대배심에 기소됐으며, 아직 체포되지 않은 46명에 대한 구체적인 기소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당국이 수사를 시작한 건 지난 2017년부터다. 1년 넘게 연방검찰과 연방 마샬, 연방 국무부, 텍사스 남부지역 셰리프, 이민서비스국 등 연방기관이 공조수사를 벌어 세상에 드러났다.
휴스턴을 거점으로 활동한 이들은 텍사스 전역에 점조직을 둬 조직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은 물론, 베트남에서도 미국 이민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고객 모집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 이민사기에 협조한 베트남계 변호사도 기소됐다.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에 기소된 변호사는 영주권을 받으려는 가짜 부부들을 위해 필요한 이민 서류 작성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이민서비스국은 사건에 연루돼 취득한 비자 혹은 영주권을 취소할 수 있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결혼 사기로 검거될 경우 사기 당사자 및 이에 연루된 범법자는 연방법에 의거, 2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워싱턴 타임즈는 전직 이민서비스국 직원의 말을 빌어 이민국에 접수된 결혼이민 서류 중 30-50% 가량이 위장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며, 강화된 심사 기준에 의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반이민 정책를 강화해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약혼자 비자(K-1)와 시민권자 배우자의 영주권 신청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민서비스국은 결혼이민의 경우 거주지 방문과 SNS 조사 등을 통해 다각도의 심사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위장결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사기결혼임이 밝혀진 경우 해당 이민자의 추방 등 이민법적으로도 처벌받게 된다.
최윤주 기자 choi@koreatimest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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